[edaily] 반도체, 네트워킹 등 실적과 관련해 어느정도 내성이 생긴 기술주들은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머크의 실적악화 전망을 인해 제약주가 폭락하면서 블루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적악화 소식이 기술주 뿐만 아니라 여타 업종에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개장초 강세였던 기술주까지도 끌어내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동지역의 긴장고조 소식도 장세에 악영향을 미쳤다.
2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보합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나흘 연속 오름세를 시도하는 모습이었지만 블루칩들의 약세로 인해 동반하락하면서 장막판 낙폭을 늘였다. 지수는 어제보다 1.16%, 23.94포인트 하락한 2034.82포인트(이하 잠정치)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도 머크의 실적악화 경고로 인해 개장초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장중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장후반 낙폭을 다소 줄이는 듯했지만 결국 장막판에 오히려 확대, 지수는 일중 최저치 수준인 10604.59포인트로 어제보다 1.03%, 110.84포인트 하락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0.94%, 11.69포인트 하락한 1225.35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84%, 9.17포인트 하락한 488.6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6천4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6억9천2백만주로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 영향으로 평소수준에 못미쳤다.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대18, 나스닥시장이 15대20으로 전반적인 약세분위기를 반영했다.
실적악화 경고라면 기술주를 연상할 정도로 그동안 기술주 일색의 실적경고가 있었지만 오랜만에 기술주 외의 업종에서 악재가 나오면서 증시의 반응도 예민하게 나타났다. 제약주들은 전통적으로 경기방어주로서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해왔지만 오늘 아침 머크의 실적악화 경고로 인해 투자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을 곳도 없다는 자조적인 비아냥도 흘러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후들어 지수들이 약세를 보인데에는 중동지역의 긴장고조 영향도 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동지역에 정박중이던 미 해군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위험이 있다는 첩보에 따라 해상으로 이동했으며 주요 지역에 비상경계령이 선포됐다면서 이같은 불안감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가 내주 화요일과 수요일 개최되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술주들은 그동안 워낙 실적관련 악재에 시달린 탓에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지만 블루칩들은 상대적으로 악재로부터 자유로웠던 상태였기 때문에 머크의 실적악화 경고가 주는 충격이 컸다. 더구나 동종업체인 쉐링 플로우는 일부 설비가 미국 식품의약청 기준에 맞지 않아 엘러지 신약에 대한 FDA의 인가가 늦어질지도 모른다고 밝혀 머크와 함께 제약주들의 약세를 부채질했다.
오늘 아침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머크는 2/4분기 주당순익이 당초 예상인 81센트에 못미치는 77-79센트, 올해 주당순익도 3.20달러에 못미치는 3.12-3.18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 주가가 8.96%나 폭락했다. 아멕스 파머수티컬지수는 어제보다 3.56% 하락했다.
GM에 대한 BOA증권의 투자등급 하향조정도 다우지수 하락을 부추켰다. BOA증권의 애널리스트 로날드 태드로스는 GM에 대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며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태드로스는 현재 64달러수준인 GM의 적정 주가수준은 50달러정도라고 평가, 주가가 3.19% 하락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머크가 8.96% 하락한 것으로 비롯, BOA증권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GM과 보잉, 그리고 캐터필러, 아코아, 월트디즈니, 듀퐁, 휴렛패커드, 홈디포, 존스앤존슨, 맥도날드, JP모건체이스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GE, 인텔, AT&T, IBM, 엑슨모빌 정도가 지수의 추가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술주 중에서는 네트워킹, 반도체주들의 선전했지만 소프트웨어, 인터넷주들이 비교적 큰 폭의 약세를 보임으로써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기술주 외에는 머크와 쉐링 플로우의 악재로 인해 제약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바이오테크, 항공, 소매유통, 그리고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였고 금 관련주들만 강세를 지켰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악화 소식에도 불구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44% 상승했고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1.84% 올랐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지수는 어제보다 각각 2.83%, 4.03%씩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텔레콤지수가 어제보다 0.78% 올랐지만 컴퓨터지수는 1.38% 하락했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2.85% 내렸다.
어제 장마감후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 5월말로 끝난 3/4회계분기 주당손실이 5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퍼스트콜의 예상인 15센트 손실을 크게 상회한 수준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47센트 이익에 비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매출도 전년동기의 15억달러보다 47%나 줄어든 8억1천8백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으로 마이크론 주가는 오히려 어제보다 1.78% 상승했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그동안 폭락세를 보였던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이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면서 6.29% 올랐고 JDS유니페이스도 7.79%, 인텔 1.25%, 선마이크로시스템즈 0.98%,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3.00%, 시에나 5.76%, 그리고 텔랩스도 7.50% 올랐다. 반면, 시스코 시스템즈는 약세로 돌아서 0.90% 하락했고 월드컴 3.51%, 오러클 2.35%, 마이크로소프트 1.45%, 델컴퓨터 0.38%, 지맨텍이 36.55% 폭락하는 등 종목별로 등락이 엊갈렸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지맨텍은 1/4회계분기 주당순익이 당초 예상치인 62-67센트보다 크게 줄어든 39-47센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다 살러먼 스미스바니는 지맨텍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해 주가는 36.55%나 폭락했다.
광섬유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에나는 루슨트의 광섬유 사업부문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로 인해 주가가 어제보다 5.7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