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고등과학원 부원장이 오는 8월 중국 베이징 수리과학및응용연구소(BIMSA)로 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급 두뇌 유출 문제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이 부원장은 국내 이론물리학 분야의 스타 학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65살로 정년을 맞았지만 연구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이직할 곳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국내에는 자신을 받아줄 만한 곳이 없어 넉넉한 지원을 약속한 BIMSA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고등과학원은 그를 ‘석학교수’로 남아있게 하고 싶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그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이공계 인력의 연평균 국내 유입은 4000명, 국외 유출은 4만명 정도라니 압도적으로 유출이 많다. 두뇌 유출을 이대로 놔둔 채 국가 경제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최근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세를 올리는 것은 국가적 집중 지원의 결과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두뇌 유출 방지와 과학기술 진흥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