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전원이 오는 11일 금통위가 위원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2월 이후 8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국내 경제 상황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이 가능하단 평가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와 가계부채 증가세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렵고, 저성장 우려와 부동산PF 등으로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긴축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국내 인플레이션 둔화됐고 부동산PF 시장 등 금융시장 불안 경계심이 심화됐다”며 “1월 금통위에선 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과 국내 물가 둔화 추세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기대감으로 국내 경기개선 기대는 유효하나,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됐기에 균형적 시각 필요하다”며 “앞서 간 금리 인하 기대를 통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는 하향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매파적(긴축 선호) 뉘앙스’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역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1조9000억원으로 직전월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직전월(6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은 둔화됐다. 한은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중단 등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PF 리스크는 부각되는 상황이다. 국내 시공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달 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시장에서의 자금경색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당장 금융안정에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
지난 3일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이사들은 물가와의 싸움에 분명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금리를 인하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달 FOMC 당시 시장은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고 해석했고,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적게는 25bp(1bp=0.01%포인트)씩 2회, 많게는 3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중 물가가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진작 차원에서 실질금리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의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세 속에서 현 금리의 실질 금리 수준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므로 명목 기준 금리를 적절히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실질금리(정책금리에서 물가상승률 차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실질금리가 플러스라는 것은 경기를 위축시킬 정도로 금융여건이 긴축적이라는 얘기다. 물가 상승률은 12월 3.2%로 기준금리(3.5%)보다 낮아 실질금리가 0.3%가량 플러스 수준이다. 근원물가(2.8%)와 기대인플레이션율(3.2%)을 반영한 실질금리 역시 플러스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