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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 하루 만인 8일 성명에서 “우리는 길고 어려운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며 하마스와의 전쟁을 공식 선포했다. 이슬라엘 기본법 제40조(국가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서만 전쟁을 시작할 수 있으며 이 조항의 어떤 것도 국가 방위와 공공 안보에 필요한 군사 행동의 채택을 막지 못한다)에 의거해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전쟁 돌입에 나선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며 철저한 응징을 예고했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국경 인근 24개 마을의 모든 민간인을 대피시켰다.
수천발의 미사일이 폭격을 하면서 전쟁 이틀 만에 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사망자가 7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에 따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망자도 400명을 넘어섰다. 양측 모두 공격을 계속 하고 있어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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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마스는 2007년부터 약 2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장악해왔는데, 지난해말 집권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천명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상당수 고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네타냐후는 재집권 과정에서 시오니즘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힌 것이 하마스를 자극했다. 시오니즘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수개월간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무장세력 간 공격이 증가하고 있었다”며 “이스라엘 극우파들이 팔레스타인 영토 합병을 거듭 촉구한 것도 이번 공세를 부추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 바리인 등과 관계를 정상화했고, 최근에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국교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마저 이스라엘과 손을 잡으면 중동 내 하마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중동 최강 첩보 강국으로 꼽히는이스라엘은 이번 하마스의 기습 가능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스라엘은 위성, 드론 등 최첨단 감시 장비를 통해 가자지구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고, 팔레스타인에 ‘스파이’를 보내 각종 현안을 취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CNN도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와 정보기관을 자랑했지만, 무방비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Iron Dome)’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의 로켓 방공망인 ‘아이언 돔’을 도입하면서 최강의 방공망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미사일 공급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방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미국 역시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9일 전인 지난달 28일 “중동 지역은 지난 20년보다 오늘날 더 조용하다”며 “오늘날 내가 중동의 위기와 분쟁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은 현저히 줄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과 전쟁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중동 관련 정보에 취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