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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신용평가(KIS)·한국기업평가(KR)·NICE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부정적(하향) 검토가 총 99건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떨어지게 되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된다. 반면, 지난해 연초 대비 긍정적(상향) 방향으로 변경된 건수는 61건으로 부정적(하향) 변경 건수보다 크게 밑돌았다.
부정적(하향) 방향으로 변경된 업체는 지난 2021년 한신평 35건·한기평 29건·NICE신평 45건 등 총 109건이었지만 지난해 말 99건으로 10건 줄었고, 긍정적(상향) 방향으로 변경된 업체는 지난 2021년 한신평 23건·한기평 30건·NICE신평 37건 등 총 90건에서 지난해 말 61건으로 29건 감소했다.
안희준 한신평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저하와 금융시장 경색, 경기 둔화와 열위한 업황 대응력, 원자재가 및 운송비 부담 등이 신용도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지속적인 금리 상승,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기업부문 대비 금융부문의 상대적으로 뚜렷한 신용도 하향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건설·캐피탈 등 중심 신용도 하방 압력 확대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우발채무 부담이 급격하게 늘면서 건설, 증권, 캐피탈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아웃룩과 하향검토가 집중됐다. 이외에도 의류업과 자동차부품, 전자, 유통 등 부문에서 신용도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 한기평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 금리 인상 기조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주택 구매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건설업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분양 증가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재무부담 확대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건설은 건설업종 내에서도 PF 우발채무 규모가 큰데, 브릿지론에 대한 신용보강이 증가하면서 PF 우발채무에서 미착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3조6000원가량이었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약 6조9000억원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건설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당분간 과거 대비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신용평가사 3사 중 2곳 이상에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업종으로는 건설·의류·자동차부품·석유화학·유통·캐피탈 등이다. 이혁준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 지속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서면서 부동산 PF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을 많이 취급하는 증권·캐피탈·저축은행 업종은 부동산 PF 연착륙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