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이달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 중 절반이 은마아파트로 나타났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지하 통과를 반대하면서 정부가 고강도의 행정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별개로 주택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조사에 따라 재건축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강남구 아파트 거래는 총 8건이었다. 이 중 4건은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역삼동 ‘대우디오빌’, 자곡동 ‘강남한양수자인(4단지)’ 등이었고 나머지 4건은 모두 ‘은마아파트’였다.
|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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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거래된 은마아파트는 모두 전용 76㎡로 직전 최고가는 26억3500만원이다. 4건 모두 이보다 무려 8억원 수준 낮은 가격인 18억원대로 거래됐다. 각각 18억5000만원(3일), 18억9500만원(5일), 18억7000만원(6일), 18억9000만원(16일)을 기록했다.
주택거래가 ‘거래 절벽을 넘어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은마아파트가 유독 선방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은마아파트의 상징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0월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해 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수요층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내년 조합설립을 완료하기 전이 거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진입 적기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은마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행정조사를 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재건축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은마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행정조사를 통해 장기수선충당금, 잡수입 등의 집행 내역을 점검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입주자대표회의 조사결과는 점검 내용에 대한 법률 검토 및 서울시 의견수렴 등을 거쳐 결정되는 사항으로 내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인허가의 문제는 추진 주체가 적법한 지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사업 추진이 조금 지연될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진 주체와 관련된 부분이라서 사업이 되는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