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지만…'금리 역전' 증시 암초도 남았다

美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 금리역전 네번째
1차 금리역전서 코스피 급락했지만 2차에선 상승
현재와 유사한 2018년 금리역전구간선 코스피 17%↓
美 물가 우려 여전…"코스피에 선반영" 목소리도
  • 등록 2022-07-29 오전 1:20:00

    수정 2022-07-29 오전 1:2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코스피는 뉴욕 증시의 훈풍 속에 28일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증권가는 당분간 자금 유출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4포인트(0.82%) 오른 2435.2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대로였던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언급하며 긴축 공포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과거 한미금리 역전…방향 제각각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상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세 차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 때마다 한국 증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1차 금리 역전 시기인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까지 한·미 금리 차는 1.50%포인트 벌어졌다. 당시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국가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에 금리를 내린 반면, 미국은 닷컴 버블을 식히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5%가량 하락했다. 2000년 7월 한 때 851까지 올라간 코스피지수는 다음달 688까지 내려갔고, 당해 마지막 종가는 504.62를 가리켰다. 하지만 코스피를 사들이기 위한 외국인 자금은 17조원이 유입됐다.

2차 역전기인 2005~2007년은 반대의 모습이었다. 중국의 대대적인 돈 풀기로 수요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이 나타나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은 부동산과 증시 붐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렸지만 한국은행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한미 금리가 1.00%포인트 벌어졌다. 이 시기 코스피는 2000을 돌파하며 90% 올랐다. 외국인 자금은 34조원이 빠져나갔지만 기관과 개인이 매수로 방어했다.

3차 한미 금리역전이 벌어진 때는 2018~2020년이다. 미국은 2015년 말부터 금리 정상화를 내세워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한국은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코스피는 17% 하락했고 외국인은 7조원을 팔고 국내 증시를 떠났다.

美 물가 우려 여전 vs 코스피에 이미 선반영

과거의 세 차례에서 코스피의 움직임은 제각각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3번째 역전시기인 2018년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당시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출이 얼어붙고 소비가 침체하면서 저성장 우려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추세에 접어들었는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 당분간 연준의 결정이나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때마다 국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더 오르면 결국 금리 차는 더욱 벌어지고 자본유출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 완화에 금융시장이 안도할 수 있지만 오는 9월에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다시 불안정해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도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는 올 들어 18.21% 빠지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금융위기 수준인 0.9배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물론 한·미 금리 역전을 비롯한 다양한 우려들을 선반영해 하락했다”면서 “지금을 과거와 빗대 추가 하락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