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4포인트(0.82%) 오른 2435.2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대로였던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언급하며 긴축 공포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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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상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세 차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 때마다 한국 증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1차 금리 역전 시기인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까지 한·미 금리 차는 1.50%포인트 벌어졌다. 당시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국가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에 금리를 내린 반면, 미국은 닷컴 버블을 식히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5%가량 하락했다. 2000년 7월 한 때 851까지 올라간 코스피지수는 다음달 688까지 내려갔고, 당해 마지막 종가는 504.62를 가리켰다. 하지만 코스피를 사들이기 위한 외국인 자금은 17조원이 유입됐다.
3차 한미 금리역전이 벌어진 때는 2018~2020년이다. 미국은 2015년 말부터 금리 정상화를 내세워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한국은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코스피는 17% 하락했고 외국인은 7조원을 팔고 국내 증시를 떠났다.
美 물가 우려 여전 vs 코스피에 이미 선반영
게다가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추세에 접어들었는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 당분간 연준의 결정이나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때마다 국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더 오르면 결국 금리 차는 더욱 벌어지고 자본유출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 완화에 금융시장이 안도할 수 있지만 오는 9월에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다시 불안정해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도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는 올 들어 18.21% 빠지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금융위기 수준인 0.9배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물론 한·미 금리 역전을 비롯한 다양한 우려들을 선반영해 하락했다”면서 “지금을 과거와 빗대 추가 하락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