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코스피…떠나는 동학 개미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2%(9.45포인트) 상승한 2984.48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개인 거래가 주춤해지면서 코스피 역시 시원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동학 개미’로 불리면서 한때 70%를 상회했던 코스피 내 개인 매매 비중은 지난 9월까지 60%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50% 수준까지 급감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 동력이 약화 돼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으로 개인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반기처럼 시세를 상방으로 이끌기보다는 저점 매수 후 짧은 기간에 차익실현을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개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681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최근 2거래일 동안도 21일 6476억원, 이날은 5015억원을 팔아치웠다.
최 연구원은 “이번 연말은 양도세 관련 매물 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81조원이지만 평균 순매수 단가로 추정한 수익률이 0%를 밑돌고 있어 매물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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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 역시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그나마 최근 이틀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으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폭 역시 제한됐다. 삼성전자는 전날 1.3% 올랐고, 이날 1.66%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3.32% 상승했고 이날은 2.01% 올랐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약 137조9332억원, SK하이닉스 108조2449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집중되다 보니 지수 상승폭 역시 제한됐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 매수 3위 종목인 LG이노텍(011070) 매수 규모는 약 30조1755억원으로 삼성전자 매수규모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월 고점을 찍고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도주가 딱히 없는 상황”이라면서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미디어주에 이어 수익성이 있어 보이는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자금 역시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쏠리는 모습이다. 이번주 초만 해도 씨젠(096530) 등 진단키트주에 매수세가 집중됐고, 전날에는 에브리봇(270660)과 유진로봇(056080) 등 로봇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이들 종목 모두 반짝 상승에 그치면서 주도주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따라서 연말 시장은 시장 내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추이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IT주가 결국 남은 거래일 동안 지수를 끌고 나갈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거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큰 악재가 있다면 낙폭이 클 수 있으며, 양도세 매물 압력 등도 주의해야 할 요소”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