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에 미리 당겨썼나…미 소매판매 1.7% 급증

미국 10월 소매판매 1.7%↑…예상 상회
정부 지원·임금 상승 덕 지출 여력 생겨
물가 폭등 대비 소비 앞당겼다는 분석도
소비심리 지표 저조…호조 지속 미지수
  • 등록 2021-11-17 오전 12:26:49

    수정 2021-11-17 오전 12:26:49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소비가 예상보다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물가 폭등이 이어지면 소비는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경고가 동시에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 증가)를 웃돌았다. 9월 수치(0.8%)를 큰 폭 상회하며 소비가 점차 강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미국 소매 판매는 최근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무(無)점포 소매가게(4.0%), 휘발유(3.9%), 전자기기(3.8%), 건축자재(2.8%), 자동차·부품(1.8%), 스포츠용품·악기·도서(1.5%)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늘었다. 미국 경제의 70% 비중에 육박하는 소비는 전반적인 경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10월 소매 판매는 무려 16.3% 폭증했다. 특히 휘발유 소비는 46.8% 늘었다.

자동차, 휘발유, 식료품 등을 제외한 10월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이는 물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소비 수요는 강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정부 보조금이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지출 여력이 생겼다는 게 첫 손에 꼽힌다. CNBC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 통계를 보면, 최근 2년간 대출과 신용카드 지출은 27% 증가했다. 이로 인해 소비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와 함께 가격에 계속 치솟을 것 같으니 소비를 앞당기는 행태가 강해졌다는 해석이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등 연말 대목을 앞두고 미리 쇼핑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소비자들은 미래의 (인플레이션 급등) 문제를 피하기 위해 소비를 앞당기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소비 호조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물가가 계속 폭등할 경우 소비는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6.8로 전월(71.7) 대비 4.9포인트(6.8%)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72.5)를 5.7포인트 하회했다. 지수 내 향후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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