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소비가 예상보다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물가 폭등이 이어지면 소비는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경고가 동시에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 증가)를 웃돌았다. 9월 수치(0.8%)를 큰 폭 상회하며 소비가 점차 강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미국 소매 판매는 최근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무(無)점포 소매가게(4.0%), 휘발유(3.9%), 전자기기(3.8%), 건축자재(2.8%), 자동차·부품(1.8%), 스포츠용품·악기·도서(1.5%)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늘었다. 미국 경제의 70% 비중에 육박하는 소비는 전반적인 경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자동차, 휘발유, 식료품 등을 제외한 10월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이는 물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소비 수요는 강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정부 보조금이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지출 여력이 생겼다는 게 첫 손에 꼽힌다. CNBC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 통계를 보면, 최근 2년간 대출과 신용카드 지출은 27% 증가했다. 이로 인해 소비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이같은 소비 호조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물가가 계속 폭등할 경우 소비는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6.8로 전월(71.7) 대비 4.9포인트(6.8%)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72.5)를 5.7포인트 하회했다. 지수 내 향후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