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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2.80% 하락한(1600원) 5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첫날 5만1000원을 터치한 이후 처음으로 장중 5만26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상장한 지 한 달이 된 새내기 주 씨유테크(376290)와 아스플로(159010), 원준(382840)도 전 거래일보다 5.52%(380원), 7.46%(1850원), 5.87%(6400원)씩 하락했다. 4개 종목의 평균 하락률만 5.41%에 이른다.
이들의 하락은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린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보호예수는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정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매도금지)을 의미하는데, 보호예수 해제는 이 기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제 시점에 기관이 반드시 파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에서 더 떨어지기 전에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통상 주식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대규모 물량 공세’ 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카카오뱅크는 우정사업본부의 1조원 규모 블록딜에 9월 2일에는 7%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달 6일에는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었던 약 314만주가 풀리면서 하루 만에 4%대 하락했다.
이날 카카오뱅크 기관 물량(506만8543주)을 포함해 자발적으로 보유 확약을 걸었던 기존 주주인 넷마블(251270)(761만9592주)과 텐센트 자회사(스카이블루 럭셔리 인베스트먼트의 762만주)의 물량 총 2030만7727주가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주식 수의 4.3%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 1조1291억원에 이른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늘)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확약 물량이 시장에 좀 나온 거 같다”며 “다만 앞으로도 넷마블 지분 매각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SKIET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11일에는
보호예수 해제를 맞이하는 투자자들의 자세는 제각각이었다. 원준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58%를 기록하자 기관이 4만주를 내다 팔았다. 보호예수 해제물량 16만주 중 25%만 익절한 것으로 보인다.
11일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6개월 확약물량과 크래프톤(259960)의 3개월 확약물량이 해제된다. 특히 SKET는 전체 유통주식수의 70%에 달하는 보호예수 물량이 풀릴 예정이어서 주가는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4363만3432주)과 2대주주인 프리미어슈페리어(627만4160주)가 보유한 물량이 상장 6개월을 맞아 보호예수 해제된다. IPO 당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물량 약 303만주도 풀린다.
크래프톤은 전체 상장 주식(4895만주)의 8.3%에 달하는 규모가 해제된다. 기관투자자가 설정한 보호예수 물량의 23.8%에 달하는 3개월 보호예수 물량 135만4953주와 알토스벤처스(173만9590주) 새한창업투자(50만4220주) 등 벤처투자자(VC) 물량과 일부 개인투자자(45만1268주) 물량도 보호예수가 풀린다.
보호예수 해제 시점을 앞두고 우려가 선반영되며 하락세를 보이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 SKIET의 분위기는 달랐다. 크래프톤은 전 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44만1500원에 장을 마친 반면, SKIET는 전 거래일보다 8.93% 오른 15만8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크래프톤은 다른 보호예수 해제 종목과 같이 외국인과 기관이 팔고 개인이 떨어진 가격에 받아내는 모습을 보였지만, SKIET는 개인과 기관이 파는 물량 모두를 외국인(650억원어치)이 모두 받아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 해제에 대한 우려가 이미 선반영돼 지난주까지 주가가 꾸준히 빠진 상태였다”며 “이제 충분히 빠진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세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