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는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은 같지만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중국 1위 렌트카 업체인 ‘선저우주처’에 조 단위 자금을 베팅하면서 경영권을 최종 인수했다. 중국의 압도적인 내수시장에 발전 여력이 있다고 보고 중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에는 2위 렌트카 업체인 ‘이하이(eHi)’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가 극심해지기 이전 진행했던 투자 방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같은 업계의 1위 업체를 인수하며 점유율을 확보한 셈이다. 엑시트(자금회수)도 활발하게 이뤄져 지난 5월에는 중국의 물류기업인 에이펙스 로지스틱스의 매각을 통해 8000억원 이상을 회수하기도 했다.
두 투자 ‘큰 손’이 중국 시장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시장에서 진출하는 산업 영역이 다른 점을 꼽는다. 소프트뱅크가 MBK파트너스보다 중국 당국의 규제가 집중된 테크 분야 투자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알리바바와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같은 중국 주요 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가운데 중국 기술 기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는 중국 시장에서처럼 한국 시장에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통해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 2조원 투자를 결정하며 눈길을 끌었는데, MBK파트너스는 대형 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나 한앤컴퍼니가 수조원짜리 딜을 따낸 것과 달리 올해 들어 이렇다 할 큰 움직임이 없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조건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나 전략에 따라서 시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며 “일단은 중국의 규제가 덜해지기보다는 계속 강해지는 모습인데 투자 전략의 성패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