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유망기업]⑤알테오젠, 바이오 특화 기술·전략으로 '차별화'

아일리아·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개발…첫 제품으로 시장 선점
항체·약물 결합 고유기반기술 바탕 '표적항암치료제' 개발
지속성 높인 바이오의약품 개발…성장호르몬 해외 2상 계획
  • 등록 2018-09-17 오전 2:00:36

    수정 2018-09-17 오전 2:00:36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인기라고 해서 뒤늦게 따라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이거나 차별화된 플랫폼(고유기반기술)을 갖춰야 합니다.”

14일 서울 마포구 알테오젠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 회사 박순재 대표는 “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 속에서 남들을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테오젠은 지난 2008년 5월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업체로 2014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동물의 세포나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약으로 암·자가면역질환 등 중증·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220억달러에서 연평균 9.4% 늘어나 2021년 34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빨리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거나 기존 바이오의약품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들에 주력한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58억달러 규모 매출을 올린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도 계획대로면 업계에서 가장 빨리 출시할 수 있다. 내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가는 등 개발속도가 가장 앞서있고, 의약품 형태에 대한 제형특허도 독자적인 규격으로 앞서 미국과 한국에서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아일리아 물질특허가 끝나는 2022년(일본), 2023년(미국), 2025년(유럽)에 각 지역에서 첫 바이오시밀러로 출시가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시장에 처음 출시하는 ‘퍼스트무버’가 되는 것은 성공을 위한 절대조건이다. 같은 성분의 다른 바이오시밀러가 출시할수록 저렴한 가격 외에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려워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71억달러 매출을 기록한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 허셉틴은 병의원을 찾아가 30분 이상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환자가 집에서 5분 이내로 투여를 마칠 수 있다. 특히 알테오젠의 SC 제형기술은 시장가치 3조원을 넘긴 미국 할로자임의 기술을 더욱 개선, 양을 적게 쓰고도 효과는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초의 차별화한 제품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을 높인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인 ‘넥스맙’(NexMab)과 체내에서 약효를 유지하는 시간을 늘린 지속형 기술 ‘넥스피’(NexP) 등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도 알테오젠의 경쟁력이다.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개발 과정에 적용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 파급력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면 이를 활용해 다양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 복제약)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지속성·효능 등이 뛰어나 ‘슈퍼 바이오시밀러’라고도 부른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ADC 기술은 체내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 효과를 늘린 것이다. 항체와 약물,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하는데 목표로 하는 암세포 등에 약물 효능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다. 넥스맙을 활용해 개발 중인 위암치료제 후보물질 ‘ALT-P7’은 지난달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허가 후 7년간 시장독점권 인정, 임상시험 연구비용 50%에 대한 세금감면, 신속심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알테오젠은 현재 유방암·위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ALT-P7의 임상 1상을 마치고 내년에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속형 기술을 성장호르몬에 적용한 ‘ALT-P1’도 성인 대상 임상 2상을 마쳤다. 적용범위 확대를 위해 내년에 유럽에서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ALT-P2’도 미국 링코젠과 공동으로 효능시험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비만 환자가 늘고 있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출시할 경우 2025년까지 약 22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그는 “바이오회사는 오로지 기술력을 갖고 파급효과를 내야 한다”며 “10년 뒤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술을 뒷받침할 성장 기반도 튼튼히 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세레스에프엔디를 세워 생산 인프라를 확대했다. 원료의약품 수출로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한편, 파트너사와 시너지효과도 모색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에는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LG화학 출신 바이오의약품 전문가 이승주 부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그는 “아시아 부문과 미국·유럽 부문 등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내년이면 본격적으로 다국적제약사들과 협력을 할 것”이라며 “현재 갖고 있는 특화된 기술을 통해 앞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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