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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마포구 알테오젠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 회사 박순재 대표는 “전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 속에서 남들을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테오젠은 지난 2008년 5월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업체로 2014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동물의 세포나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약으로 암·자가면역질환 등 중증·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220억달러에서 연평균 9.4% 늘어나 2021년 34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빨리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거나 기존 바이오의약품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들에 주력한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58억달러 규모 매출을 올린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도 계획대로면 업계에서 가장 빨리 출시할 수 있다. 내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가는 등 개발속도가 가장 앞서있고, 의약품 형태에 대한 제형특허도 독자적인 규격으로 앞서 미국과 한국에서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아일리아 물질특허가 끝나는 2022년(일본), 2023년(미국), 2025년(유럽)에 각 지역에서 첫 바이오시밀러로 출시가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시장에 처음 출시하는 ‘퍼스트무버’가 되는 것은 성공을 위한 절대조건이다. 같은 성분의 다른 바이오시밀러가 출시할수록 저렴한 가격 외에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려워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초의 차별화한 제품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이 적고 효능을 높인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인 ‘넥스맙’(NexMab)과 체내에서 약효를 유지하는 시간을 늘린 지속형 기술 ‘넥스피’(NexP) 등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도 알테오젠의 경쟁력이다.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개발 과정에 적용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 파급력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면 이를 활용해 다양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 복제약)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지속성·효능 등이 뛰어나 ‘슈퍼 바이오시밀러’라고도 부른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ADC 기술은 체내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 효과를 늘린 것이다. 항체와 약물,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하는데 목표로 하는 암세포 등에 약물 효능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다. 넥스맙을 활용해 개발 중인 위암치료제 후보물질 ‘ALT-P7’은 지난달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허가 후 7년간 시장독점권 인정, 임상시험 연구비용 50%에 대한 세금감면, 신속심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알테오젠은 현재 유방암·위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ALT-P7의 임상 1상을 마치고 내년에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기술을 뒷받침할 성장 기반도 튼튼히 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세레스에프엔디를 세워 생산 인프라를 확대했다. 원료의약품 수출로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한편, 파트너사와 시너지효과도 모색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에는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LG화학 출신 바이오의약품 전문가 이승주 부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그는 “아시아 부문과 미국·유럽 부문 등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내년이면 본격적으로 다국적제약사들과 협력을 할 것”이라며 “현재 갖고 있는 특화된 기술을 통해 앞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