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2015년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기기 이용자는 응답자의 88%로 이 중 95%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93%나 됐는데, 이 비율은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대화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말하기 자체가 줄면 목소리를 낼 때 관여하는 근육들이 굳어지게 되는데, 근육의 움직임과 뇌의 언어수행 기능간 상호작용도 점차 무뎌질 수 있다. 그러면 막상 말을 해야 할 때 적절한 단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거나, 과거에는 자연스럽게 구사하던 문장을 쉽게 구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말 그대로 ‘말문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스마트기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날수록 실제로 말을 하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신체의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언어기능을 관장하고 수행하는 기관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발달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때문에 말을 할 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거나 말을 더듬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메신저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말하는 기능 떨어져
보통 사람의 행동은 뇌가 조절한다. 뇌가 명령을 내리면 근육이 움직이고 이 움직임을 다시 뇌가 전달받아 기능을 조절한다.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뇌가 명령을 내리고 성대와 입술, 혀 근육 등이 움직여 소리가 난다. 그런데 말을 자주 하지 않으면 말을 할 때 발생하는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쉽게 말해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오랜만에 사용하게 되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거나 뻐근한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말더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말하는 기능이 정상인에 비하여 떨어져 있으며 심리적으로도 말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직접 대화하기 보다는 메신저 등으로만 대화하다 보면 기능이 더욱 약화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말더듬 예방, 의도적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습관 필요해
때문에 언어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가급적 의도적으로 소리 내어 말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말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언어 치료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가끔은 메신저 말고 전화통화로 대화를 하거나 혼자 있을 때 신문이나 책, 기타 다양한 글들을 소리 내 읽는 것도 좋다.
안철민 원장은 “스마트기기의 발전으로 우리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우리 몸은 오히려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디지털 말더듬 또한 의학적인 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디지털 치매와 같이 생활에 불편함을 줄 수 있으므로 스스로 발성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