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5.82포인트, 1.36% 오른 1만5373.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3.48포인트, 1.38% 뛴 1721.5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23일 이후, S&P500지수는 19일 이후 거의 한 달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또한 나스닥지수도 전일보다 45.42포인트, 1.20% 상승한 3839.43을 기록했다.
전날밤 계획과 달리 티파티 계열 의원 등의 반발로 하원이 별도 부채한도 상한 증액안을 표결에 부치지 못한 가운데서도 상원내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발빠르게 최종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 시장심리를 크게 호전시켰다. 금융시장이 불안을 보이고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AAA’인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압박이 거세진 덕이었다.
아울러 개장전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BNY멜론의 실적 호조,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사인 마텔의 깜짝 실적 등도 지수 반등에 힘을 실었다. 오후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베이지북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기업활동에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밝힌 뒤 10월 양적완화 동결 기대가 커진 것도 호재가 됐다.
다만 10월중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넉 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수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시장 불안이 해소되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15선 아래로 내려갔다. 모든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헬스케어와 금융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25% 상승하면서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금융주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실적 호조의 주인공인 펩시코도 2% 이상 올랐다.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IBM, 이베이도 기대감에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 소매업체인 어드밴스 오토파츠도 제너럴 파츠 인터내셔널을 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7% 가까이 급등했다.
아울러 애플도 저가형인 ‘아이폰5C’ 생산을 줄이는 대신 고가형인 ‘아이폰5S’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0.49% 상승했다.
◇ 연준 베이지북 “美경제 일부 둔화..불확실성도 확대”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 경제가 다소 둔화되고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부채한도 상한 증액 대립으로 기업활동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달말에 있을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또다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날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보고받은 자료를 토대로 만든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부터 10월초까지 미국 경제활동이 다소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속도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경기에 대한 평가는 지난 9월 베이지북과 같았지만, 세부적으로는 “8곳의 지역 연은에서는 성장 수준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보고했지만, 나머지 4곳에서는 경기가 다소 둔화됐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강했고 소매판매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설비투자 지출과 고용은 많은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고 고용 성장세도 완만한 모습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또 “주거용 건축활동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비주거용 건축활동의 경우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 美 부채증액 최종합의..“16일중 상-하원 표결”
상원내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결국 정부가 제시한 디폴트(채무 불이행)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16일 최종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이르면 이날중 하원과 상원이 차례로 합의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며 양 당 지도부 모두 가결을 낙관하고 있다. 이 합의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서명하게 되면 미국 정부는 사상 초유의 디폴트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상원은 이날 정오 공식 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양측이 정부 운영을 재개하고 일시적으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는 합의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안에서 양측은 내년 1월15일까지의 정부 재정지출을 위한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고 내년 2월7일까지 일시적으로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기로 했다. 또 12월13일까지 광범위한 재정관련 협상안을 이끌어내기로 하고 이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별위원회는 민주당측에서 패티 머레이(워싱턴주) 상원 예산위원장, 공화당측에서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하원 예산위원장이 대표를 맡게 된다.
리드 대표는 “역사적인 합의에 이르렀으며 이번 합의가 미국 경제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코넬 대표도 “미국은 이로써 디폴트 사태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변수로 꼽혔던 공화당 상원내 티파티 계열인 테드 크루즈 의원도 “이번 합의안 승인을 의도적으로 늦출 의도가 없다”고 밝힌 것도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일단 이 합의안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 표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존 베이너 하원 의장도 독자적인 안을 내지 않고 이 상원 합의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특히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하원이 상원 합의안을 먼저 표결 처리한 뒤 상원이 표결 처리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이날중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종 서명을 위한 법안 제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美주택 체감경기, 넉달래 최저..셧다운-금리상승 탓
지난달 8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던 미국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넉 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정부 셧다운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 협상 우려와 모기지금리 상승 등으로 조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과 웰스파고가 이날 공동으로 발표한 10월중 주택시장 지수가 55를 기록했다. 이는 57이었던 지난 9월 지수는 물론이고 58인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돈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은 넘어 주택 건축과 판매 등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건설업체들이 그렇지 않은 업체들보다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현재 주택 판매여건지수는 9월의 60에서 58로 소폭 조정을 보였고 향후 주택구매지수도 46에서 44로 하락했다. 또 향후 6개월 뒤 주택 판매전망지수는 64에서 62로 내려갔다.
◇ BoA-BNY멜론-블랙록, 3분기 실적 동반 호조
미국내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25억달러, 주당 20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3억4000만달러에 비해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또 주당 순이익은 전망치인 18센트를 웃돌았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한 21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220억3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기간중 주식을 비롯해 채권과 외환,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글로벌 시장부문에서 총 7억7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의 2억7600만달러보다 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경기 회복으로 크레딧 여건이 개선된 덕에 부실여신 관련 충당금 설정액이 전년동기의 17억7000만달러에서 2억9600만달러로 급감한 것이 이익 개선에 힘이 됐다.
또한 세계 최대 수탁은행인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9억8000만달러, 주당 82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7억2500만달러, 주당 61센트에 비해 35% 증가한 것이다. 또 이 기간중 발생한 소득세 감면에 따른 200만달러 등 세제 혜택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60센트로, 주당 58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아울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올 3분기(7~9월)중 순이익이 7억3000만달러, 주당 4.2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6억4200만달러, 주당 3.65달러에 비해 14% 늘어난 것이다. 또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3.88달러로, 3.47달러였던 전년동기에 비해 개선됐고 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 버핏 “美 정치권 대립, 주식투자 멈출 이유 못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대량 살상무기와도 같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협상 카드로 써선 안된다고 정치권에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대치국면에서도 주식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투자자들을 독려했다.
버핏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은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써 미국 정부의 디폴트를 위협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돈을 이미 써버린 상태에서 부채한도 상한을 높이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대량살상무기라고 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는 그것 말고도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무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 CEO는 “미국이 제 때 국채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온 237년간의 명성을 훼손하진 않을 것으로 믿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는 아주 멍청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핏 CEO는 “이같은 미국 정치권의 대치국면에 따른 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멈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을 매수하는데 완벽하게 좋은 시기”라며 “의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 모두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식을 산다는 게 실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