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나흘째 조정..연준-재정협상 불확실성

다우-S&P500지수 동반하락..나스닥만 강보합권
산업재 강세-통신주 부진..페이스북 `또 사상최고`
  • 등록 2013-09-25 오전 5:06:58

    수정 2013-09-25 오전 5:06:5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나흘째 반등에 실패했다. 경제지표가 대체로 양호한 가운데서도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와 재정협상 불확실성 등이 시장 발목을 잡았다.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6.79포인트, 0.43% 하락한 1만5334.5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97포인트, 0.08% 오른 3768.25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보다 4.41포인트, 0.26% 낮은 1697.43을 기록했다.

독일의 IfO 기업 경기신뢰지수가 시장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최근 1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 투자심리를 살려냈다. 또 미국에서도 7월 대도시 집값은 시장 기대에 못미쳐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7년 5개월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또 전국 평균 집값도 1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같은 주택경기 호조 덕에 대표적인 건설업체인 레너와 KB홈의 실적이 동반 호조세를 보인 것도 호재로 한몫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와 도쿄 일렉트론간의 대형 합병 딜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다만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 연말쯤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우려를 낳았다. 또 25일 상원이 별도의 개정 임시 예산안을 첫 표결에 부치기로 하면서 민주, 공화당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통신주가 부진했던 반면 산업재 관련주는 강했다. 주택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건설사들의 실적이 양호한 덕에 레너와 KB홈, 라이랜드, 톨 브러더스 등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강세를 이어가던 페이스북은 이날도 장중 한때 4%대의 초강세를 보이며 2% 이상 올랐다. 주가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도 도쿄 일렉트론을 인수해 합병하기로 한 뒤 주가가 9% 이상 폭등했다.

반면 애플은 4곳 이상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가운데서도 막판 약보합권으로 밀려났다.

◇ 오바마 “시리아-이란 사태, 외교적 해법 찾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과 이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국제사회에 넘기겠다는 약속 이행을 확신할 수 있을 만한 강력한 결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처럼 화학무기에 대한 시리아와의 합의는 시리아내에서의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최근 이란의 새 지도자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보내고 있는 신호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이는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대립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도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법이 테스트돼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총회에 함께 참석하고 있는 로하니 대통령과 짤막한 회동을 가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美상원, 개정 임시예산안 첫 표결 25일 실시

미 상원이 하루 뒤인 오는 25일(현지시간)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새해 임시 예산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묻는 절차표결(procedural vote)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누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25일에 (하원이 포함시킨 오바마케어 시행 예산 폐기를 배제한) 개정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예산 폐기를 재수정한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게 막겠다는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만약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이 절차표결에서 개정 임시 예산안을 가결시킬 경우 본회의에서의 최종 표결은 다음주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은 다음달 1일부터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일을 막기 위해 12월15일까지 현재의 재정지출을 유지하도록 하는 임시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은 모조리 빼 버린 바 있다. 그러나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은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예산을 복원시킨 개정안을 처리해 하원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이 경우 하원은 반드시 이 법안을 재검토해 상원으로 돌려 보내야만 한다.

◇ 美 가계 경기기대, 넉달 최저..대도시 집값도 상승둔화

컨퍼런스보드는 9월중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79.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와 일치했지만, 앞선 지난 8월 확정치인 81.8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8월 수치는 종전 81.5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현재 현재 경기평가지수가 앞선 8월의 70.9에서 73.2로 높아진 반면 향후 경기기대지수는 89.0에서 84.1로 내려갔다. 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답변에 대한 지수도 33.3에서 32.7로 낮아져 고용에 대해서도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함께 발표한 지난 7월중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계절조정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앞선 6월의 0.9%에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고, 0.8% 상승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특히 이는 지난 3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었다.

그러나 전년동월대비로는 집값이 12.4% 상승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이는 지난 2006년 2월 이후 무려 7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만 지난 2006년 최고치에 비해서는 집값이 여전히 21% 낮은 수준이다.

◇ 어플라이드-도쿄일렉 합병..반도체장비 공룡 탄생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계에서 공룡이 탄생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가 경쟁사인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을 인수해 합병하기로 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는 이날 93억9000만달러(10조850억원)를 투자해 도쿄 일렉트론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일본 증시에서 8730억엔(88억달러) 수준인 도쿄 일렉트론의 시가총액보다 소폭 프리미엄(웃돈)을 준 것이다. 시가총액이 197억달러 수준인 어플라이드는 도쿄 일렉트론을 인수한 뒤 합병된 새로운 회사를 출범하기로 했다. 합병되는 회사의 시가총액은 29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어플라이드측은 새로 출범하는 합병법인 지분 68%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딜에서 어플라이드 주주들은 기존 주식 1주당 합병법인 주식 1주씩을 받게 되며, 도쿄 일렉트론 주주들은 기존 주식 1주당 새로운 법인의 주식 3.25주씩을 받게 된다. 두 회사 이사회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은 이번 합병건은 주주 승인과 규제당국 승인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중에 마무리된다. 합병 이후에도 회사는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에서 상장을 유지하게 된다.

반도체 장비업계 1위와 2위의 합병은 지난 8월 어플라이드가 부진한 반도체 수요와 사상 최악의 개인용 컴퓨터(PC) 수요 부진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도쿄 일렉트론도 20억엔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이 출범된 이후 곧바로 대규모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합병 직후 12개월간 총 30억달러의 자사주 취득에도 나서기로 했다.

◇ 레너-KB홈 등 건설업체, 3Q 동반 실적 호조

레너는 이날 지난 3분기중 순이익이 1억2070만달러, 주당 5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8710만달러, 주당 40센트보다 39%나 증가한 것이다. 또 이같은 순이익은 6720만달러의 세금 충당금을 포함한 것으로, 이를 제외한 주당 조정 순이익도 45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총이익마진도 23.2%에서 24.9%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다. 이 역시 15억6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앞지른 것이다. 이 기간중 주택 분양건수는 4990채로,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했고 평균 분양가격은 16%나 상승했다. 신규 수주 역시 14% 늘어난 4990채를 기록했고, 수주 잔량도 32% 증가한 5958채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KB홈은 이날 지난 3분기중 순이익이 2730만달러, 주당 3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330만달러, 주당 4센트에 비해 8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이는 주당 22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나 증가한 5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5억67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KB홈은 전반적인 주택 분양 평균가격이 29만9100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2%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주택 분양물량은 6% 늘어났다.

◇ 더들리 총재 “양적완화 축소, 연말쯤 시작될듯”

연방준비제도(Fed)내 2인자로 꼽히는 윌리엄 C.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는 경제지표에 달려 있지만, 10월이나 12월에는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 경제가 지난 6월 연준의 전망대로 간다면 연준은 확실히 올 연말부터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확실히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재확인하면서도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부연했다.

연준이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달리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버냉키 의장은 9월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는 올 하반기에 시작될 것이라고만 말했고, 여전히 (연준의 정책은) 그가 밝힌 틀대로 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들리 총재는 또 “기준금리에 대한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버냉키 의장 퇴임과 새로운 의장 취임과 무관하게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 정책이 의장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감안해 시장도 이같은 연준 가이던스를 합리적으로 신뢰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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