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8.42포인트, 1.36% 하락한 1만5116.1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5.38포인트, 1.01% 떨어진 3455.9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3.64포인트, 1.43% 낮은 1630.77을 기록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4월 중순 이후 한 달반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는 0.1~1.3%씩 하락하며 2주일째 약세를 이어갔지만, 5월 전체로는 2%씩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유로존의 지난달 실업률이 12.2%까지 뛰며 사상 최고치를 새롭게 경신한 가운데 독일의 소매판매가 0.4% 하락하는 부진을 보이면서 시장심리를 냉각시켰다. 그나마 영국 상공회의소가 영국의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 위안이 됐다.
이후 미국에서는 지난달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이 예상밖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개인 소득도 제자리 걸음을 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높였다. 다만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호조가 이를 상쇄시켰다.
또한 정례 회의를 가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예상대로 하루 3000만배럴의 산유량 쿼터를 그대로 유지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
지수 하락 와중에도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15선 아래로 내려갔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유틸리티주가 강했지만, 에너지와 헬스케어 관련주는 부진했다.
이사회내 특별위원회가 마이클 델 창업주와 실버레이크의 인수 제안을 승인하라고 권고했다는 소식에 델이 0.64% 상승했다. 라이언스 게이트도 영화 ‘더 헝거 게임스’의 흥행 성공으로 실적이 호조됐다는 소식에 3% 가까이 올랐다. 크리스피 크림도 실적 호조로 21.46% 급등했다.
반면 전반적인 대형주 약세 속에 P&G와 화이자, 휴렛-패커드(HP) 등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美 개인소비 감소 전환..경기기대 5년10개월 최고
미 상무부는 지난 4월중 개인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0.3%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으로, 0.1%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다만 3월 수치는 종전 0.2% 증가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또 인플레이션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도 0.1% 증가하며 3월의 0.2% 증가에 못미쳤다. 내구재 소비가 0.4% 증가했지만 비내구재 소비지출이 1.1%나 급감했다. 서비스 지출은 0.1% 늘어났다. 또 개인 소득은 이 기간중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 역시 0.1% 증가 전망치에 못미친 수준으로, 앞선 3월의 0.3% 증가보다 둔화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현재 경기여건에 대한 지수가 예비치인 97.5보다 높아진 98.0을 기록했고 12개월후 경기 전망지수도 99에서 100으로 높아졌다. 경기 기대지수도 당초 예비치인 74.8에서 75.8로 상향 조정됐다.
◇ OPEC, 하루 3000만배럴 산유량 쿼터 동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3000만배럴의 종전 하루 최대 산유량 목표치(쿼터)를 동결했다. 국제유가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서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카르텔인 OPEC는 이날 스위스 비엔나에서 12개 회원국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회의를 열고 이같이 산유량 쿼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스탐 가세미 이란 석유장관은 “우리는 산유량을 동결하는 쪽으로 권고했다”고 말했다.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도 “우리도 쿼터 동결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유세프 유스피 알제리 석유장관 역시 “현재 산유량 쿼터는 정상적인 수준이며 시장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OPEC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같은 평가에 동조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현재 원유시장은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이 양호하고 재고도 괜찮은 편이라 시장 전체 여건도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과 알제리, 베네수엘라 등 OPEC 일부 회원국은 자국내 재정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국제유가가 좀더 상승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유로존 실업률 12.2% ‘사상최고’..인플레도 상승
유로존의 지난달 실업률이 또다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를 크게 밑돌았다.
유로존 통계당국은 이날 지난 4월 실업률이 1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12.1%보다 높아진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또 시장 전망치와도 일치하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유로존의 실업자 수는 1938만명으로 전월보다 9만5000명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독일 실업률이 5.4%로 안정적이었지만 스페인은 26.8%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1.4% 상승하며 앞선 4월 1.2%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그러나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ECB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 “인플레 급했네”..브라질, 헤알 절상위해 환시개입
달러화대비 헤알화 가치가 한때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브라질 당국은 헤알화 가치를 높이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날 상파울루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헤알화가 장중 한때 달러화대비 1.6%나 하락한 2.1452헤알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헤알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서 직접 개입에 나섰다. 헤알화 가치 하락이 수입 물가를 높여 자국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지난달까지 1년간 누적 물가상승률이 6.49%를 기록해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6.5%에 육박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29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으로도 효과가 없자 결국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외환시장에서 8억7700만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3만계약 가운데 1만7600계약을 매도했다. 이를 통해 달러화를 매수하고 헤알화를 매도하게 됐다. 이같은 외환시장 개입 덕에 현재 헤알화 가치는 전일대비 0.7% 하락한 달러화대비 2.1255헤알까지 반등한 상태다.
◇ ECB, 6월 EU 정상회담전 중소기업 지원방안 발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개발은행(EIB)과 공동으로 다음달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전에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르만 판 롬퍼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해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가 유로존 성장 부양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롬퍼이 의장은 “ECB가 6월 EU 정상회담 이전에 EIB와 공동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초 독일 신문인 ‘디 벨트’지는 ECB가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하는 일종의 양적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ECB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여신을 직접 매입하는 한편 이를 묶어(pooling)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크레딧 리스크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일부 전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BS 시장을 재도입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