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항공산업 '속도전' 돌입..韓 위협하나

日 미쓰비시 등 엔진부품 투자 확대
"품질 확보·여객기 개발 나서야"
  • 등록 2013-05-06 오전 6:00:00

    수정 2013-05-14 오후 5:15:40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일본이 항공기 엔진 부품 투자를 확대하고 국산 여객기를 개발하는 등 항공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항공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한국 역시 관련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KOTR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은 항공기 엔진 부품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미쓰비시는 엔진 생산거점인 나고야 유도 추진 시스템 제작소에 엔진 부품을 가공하는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3월까지 10억엔 정도를 쏟아붓는다.

특히 개발·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제트 엔진(Trent XWB 및 Trent 1000)의 생산 능력을 지금보다 2배 가량인 월 최대 20대기 분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트렌트(Trent) XWB는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차기 중형기 A350XWB에 단독으로 채택된 엔진이다. 오는 2018년까지 월 10기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어서 미쓰비시도 설비 증강에 나섰다. 트렌트 1000은 미국 보잉의 787기에 들어간다.

미쓰비시뿐만 아니라 가와사키도 민간기 엔진 부품을 제조하는 니시고베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왼쪽부터)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Trent XWB &Trent 1000 엔진. 각사 홈페이지 및 코트라 제공.
일본은 첫 국산 제트여객기 개발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쓰비시의 자회사인 미쓰비시항공기주식회사가 90석급 중형 제트여객기인 ‘미쓰비시 리저널 제트’(MRJ)의 개발에 나선 것. MRJ는 올해 말 초도비행이 목표다. 현재까지 165대의 확정주문이 이뤄졌으며 앞으로 20년간 최대 5000건의 주문 실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는 이와 함께 아이치 현을 MRJ와 보잉 787 등 신형기의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특화 구역으로 정했다. 오는 2014년 3월까지 기체부품 재료를 생산하던 아이치 현 업무를 히로시마로 이관할 계획이다.

KOTRA 관계자는 “세계 항공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본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들이 엔진 부품 등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신형기 기술개발 등을 담당할 아이치 현과 제2의 생산 주력 거점으로서의 히로시마 현을 중심으로 일본 항공기 사업 확대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가 오는 2025년까지 에어버스에 공급하는 A321 동체구조물. KAI 제공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사업(KAI)과 삼성테크윈(012450) 등이 해외 항공기 제작사를 상대로 부품 수주에 나서고 있다. KAI는 지난달 보잉과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체 부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잇따른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테크윈도 지난해 엔진 부품 수주로만 3000~4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앞으로 10년 내 항공산업을 10배 이상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민항기 개발과 항공정비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통해 2008년 19억달러였던 국내 항공산업 매출을 2020년까지 200억달러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여객기 개발이 가시화하지 않은 데다 일본보다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의 수주 실적이 밀리는 게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 항공사들의 물량이 미주, 유럽 중심에서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갖춘 아시아권으로 이전되고 있어 일본 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지속적으로 품질과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장기적인 투자로 여객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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