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또 사상최고 랠리..`지표도 살아났다`

3대지수 1%미만 상승..S&P지수, 1600선 육박
기술주 줄줄이 하락..`실적부진` 소매주는 강세
  • 등록 2013-04-12 오전 5:07:09

    수정 2013-04-12 오전 5:07:0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의 오름세가 나흘 연속으로 이어졌다.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지부진하던 경제지표가 살아난 것이 힘이 됐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2.90포인트, 0.42% 상승한 1만4865.1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90포인트, 0.09% 뛴 3300.16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전일보다 5.64포인트, 0.36% 오른 1593.37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달 수입물가가 석 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3주일째 급증하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지난주에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제지표가 다시 호조를 보이며 힘을 보탰다.

다만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고 3월중 미국 소매업체들의 동일점포매출이 다소 부진한 것이 지수 오름세를 제한시켰다.

유로존에서는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하루 뒤인 12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 대해 구제금융 상환을 7년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진 것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소비재관련주와 통신주가 강했던 반면 기술주는 부진했다. 전날 IDC에 따르면 1분기에 사상 최대 감소세를 보인 PC 출하로 인해 휴렛-패커드(HP)가 6.45% 추락했고, 관련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도 4~5%씩 동반 하락했다.

반면 3월 동일점포매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매업체들의 주가는 강한 모습이었다. 리미티드 브랜즈와 로스스토어스가 각각 4.32%, 5.92% 뛰었다. JC페니도 5.46% 상승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코스트코와 TJX 역시 강세를 보였다.

제약 소매업체인 라이트 에이드도 2분기 연속으로 실적 개선을 보이며 18% 이상 급등했다. 허벌라이프 역시 전 KPMG 파트너였던 스캇 런던과 그의 친구 브라이언 쇼가 기소된 이후 주가가 3% 가까이 뛰었다.

◇ 美 IT기업 임원들, 주가 뛸때 자사주 팔아치웠다

이날 CNBC에 따르면 IT기업들이 대거 포진된 나스닥지수가 1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를 새롭게 쓰면서 최근 IT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49년간 시장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투자전문 뉴스레터인 ‘크로스커런츠’의 앨런 뉴먼 편집인이 집계한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퀄컴 등 미국 10대 IT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최근 6개월간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1780주인데 비해 처분한 주식수는 5500만주에 이르렀다. 자사주 매도/매수 비율이 무려 3만1109대 1에 이른다.

뉴먼 편집인은 “이같은 IT기업 내부 거래 데이터를 보면 주가에 근거한 증시에 대한 장미빛 시나리오가 허상일 수 있다”며 “기업 내부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기업들에 대해 자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만 놓고 보면 모든 불확실성이 다 걷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증시가 투기적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이같은 기업체 내부자들의 매도물량이 향후 주가에 의미있는 선행지표가 되지는 못했다. 실제 과거에도 주가가 많이 뛸 경우 내부 임직원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했고, 기업체들이 더 많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 매도물량이 늘어나게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헤지펀드인 로즈클리프캐피탈의 마이클 머피 펀드매니저는 “IT기업들의 내부자 매도가 많다는 점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단순히 임직원들이 보유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 뿐이며 이 자체로 시장이 강하냐, 약하냐를 말해주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 美당국, 재융자때 모기지 경감혜택 2년 더 연장

미국 주택당국이 기존 모기지대출 구제지원 프로그램인 이른바 ‘하프(HARP: Home Affordable Refinance Program)’를 오는 2015년말까지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이날 당초 올해말로 종료될 예정이던 HARP 지원 프로그램을 이처럼 연장해 모기지 대출자들이 앞으로 2년간 더 모기지 재융자(리파이낸싱)때 대출 원금과 이자를 경감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HARP 프로그램에 따라 지금까지 220만명 이상의 대출자들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기금으로부터 지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 2009년 6월1일 이전에 모기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주택 소유자여야 한다.

에드워드 J. 디마르코 FHFA 청장은 “HARP는 모기지대출 부실화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며 “더 많은 깡통주택(언더워터) 대출자들이 더 낮은 금리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이 제도를 연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FHFA는 곧바로 이 제도 연장에 대한 홍보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추정하는 이 지원 혜택 대상자는 최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HARP 프로그램은 그동안 이용이 부진했다가 작년부터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작년의 경우 전체 리파이낸싱 신청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이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첫 3년간 110만명에 불과했던 이용자는 작년 한 해에만 110만명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 美 실업수당, 큰폭 감소..수입물가 석달만에 반락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4만2000건 급감한 34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8만8000건은 물론이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6만5000건보다 크게 낮았다. 다만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8만5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또한 추세적인 청구건수는 다시 상승했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5만8000건으로, 전주의 35만5000건보다 소폭 늘어났다.

또한 미 노동부는 지난 3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2월의 0.6% 상승에서 하락세로 급선회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0.5% 하락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이로써 지난 2월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수입물가는 석 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도 2.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진정된 것이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원유와 에너지 등 석유류 수입가격이 1.9% 하락하며 2월의 5.2% 급등세에서 반전됐고, 전년동월대비로는 무려 10.4%나 급락했다. 석유류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0.2% 하락했다.

◇ 伊 국채입찰 선방..국채 유통금리도 6주일래 최저

이탈리아가 실시한 중장기 국채 입찰이 비교적 선방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의 국채금리도 6주일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 안정되고 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40억유로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새로 발행했다. 낙찰금리는 2.29%로, 앞선 3월에서의 입찰 당시인 2.48%보다 낮아졌다. 또 16억7000만유로 어치의 15년만기 국채와 15억유로 어치의 5년만기 변동금리부 국채도 함께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도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전일대비 3bp(0.03%포인트) 하락한 4.28%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에는 4.26%까지 내려가며 지난 2월2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덕에 동일만기 스페인 국채금리도 전일대비 1bp 하락한 4.63%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4.61%까지 내려가며 지난해 11월17일 이후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플로서 총재 “양적완화 규모 줄일 때 됐다”

연방준비제도(Fed)내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제는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할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플로서 총재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마켓뉴스 국제 세미나에서 “노동시장에서 충분한 개선세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자산매입의 속도를 늦춰야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또 “연준은 올 12월31일 이전에 자산매입을 완전히 종료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민간부문의 비농업 취업자수는 그 이전 6개월간 매달 평균 12만9000명 증가에서 20만2000명씩 증가로 급격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된 덕이었다”고 설명했다. 플로서 총재는 또 미국 경제가 올해 3% 성장하고 내년에도 3%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플로서 총재는 현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표결에 참여하는 보팅멤버로 있지만, 그동안 지속적으로 부양조치에 반대표를 던진 만큼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연준내 컨센서스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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