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0.24포인트, 0.62% 하락한 1만4421.4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1.59포인트, 0.97% 떨어진 3222.6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2.91포인트, 0.83% 낮은 1545.80을 기록했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안을 대체할 플랜B를 마련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5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긴급유동성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유로존 국가들도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 시장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또 유로존의 3월중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외의 부진을 보인 것도 악재였다. 그나마 스페인의 입찰 호조와 미국에서의 경기선행지수 상승과 기존주택 판매 증가가 지수 낙폭을 줄여줬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주일만에 조정을 받았다.
대부분 업종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주와 소재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시장 기대에 못미친 이익과 매출액을 기록한 오라클이 10%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것이 부담이 됐다.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둔 나이키와 마이크론은 우려감에 각각 2%에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스코도 FBR캐피탈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탓에 3.83% 하락했다. 반면 야후는 오펜하이머로부터 투자의견 상향 조정을 받은 후 3.46%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요가복 제조업체인 룰루레몬은 현 분기 실적 전망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 덕에 1.44% 상승했다. 주택지표 호조에 힘입어 KB홈 등 건설업체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 美 실업수당 조정..선행지수-주택판매 호조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000만건 증가한 33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3만4000건보다는 늘어난 것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만2000건보다는 낮았다. 반면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3만2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미국 고용여건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 역시 33만9750건으로, 전주의 34만7250건보다 또다시 줄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2월 이후 무려 5년 1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아울러 전미 주택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환산한 기존주택 판매량도 498만채를 기록해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500만채였던 시장 전망치는 다소 밑돌았다. 또한 앞선 1월 판매량도 종전 492만채에서 494만채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 일본銀 총재 “2% 물가목표 위해 무엇이든 한다”
새로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설정한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력한 부양 의지를 천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취임 회견을 통해 “우리는 2년내에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담한 완화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행은 통화부양책을 확대해야 하며 이는 자산매입 규모와 유형 두 측면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2% 인플레 목표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또 “현재 우리는 일본내 버블에 대해 우려해야할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에 대해서는 “정책회의에서 구체적인 정책수단들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하길 원한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양적완화가 필수적이지만, 본원통화 확대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채권수익률 곡선상 만기가 긴 장기채권을 매입해 금리를 낮춰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리츠(REITS)를 포함한 다양한 자산의 광범위한 매입을 논의하기를 원한다”며 장기국채와 부동산 투자신탁 등에 대한 매입을 늘릴 수 있다는 힌트를 줬다.
◇ 유로존 민간경기 부진..스페인 국채입찰은 호조
이달중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민간 경제활동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마킷사는 이날 이달중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월의 47.9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전망했던 48.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PMI가 46.6으로, 앞선 2월의 47.9보다 하락한 가운데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서비스업 PMI도 47.9에서 46.5로 낮아졌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 PMI는 예상외로 감소세로 돌아서는 부진을 보였다. 2월에 50.3을 기록했던 제조업 PMI는 48.9로 낮아졌다. 서비스업도 54.7에서 51.6으로 크게 내려갔다.
반면 스페인 재무부는 입찰을 통해 10년만기 국채를 포함한 3가지 만기의 국채를 총 45억유로 어치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30억~40억유로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날 발행된 10년만기 국채는 총 23억유로 어치로, 낙찰금리는 4.898%로, 앞선 이달초 입찰에서의 4.917%보다 금리가 더 내려갔다. 이렇게 가격이 올라가면서 발행액대비 응찰 비율은 1.9배로, 앞선 입찰에서의 2.3배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 유로존, 키프로스에 최후통첩..돈줄끊기-은행폐쇄 압박
유로존 국가들이 키프로스에 대해 다음주 25일까지 58억유로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유로존은 이날 키프로스 정부에 은행 예금에 대한 과세를 거부한데 따른 자금 부족액 58억유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키프로스가 이 자금을 받지 못할 경우 금융시스템 붕괴와 유로존 퇴출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ECB도 “오는 25일까지만 지금까지 제공하는 수준의 ELA(긴급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유지하겠지만, 이후에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관련 은행의 지불 능력을 보증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ELA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금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밤 전화회의를 진행하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키프러스 포룰러뱅크와 뱅크오브키프로스 등 2곳의 은행들을 배드뱅크 방식으로 페쇄하고 EU법상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10만유로 이하의 예금은 굿뱅크로 보내되 10만유로 이상의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예금은 배드뱅크로 보내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EU의 한 고위관리는 “유럽 전체가 손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도 밝히며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키프로스 정부는 정당 지도자들이 긴급 채권 발행을 위해 국가자산을 한데 묶은 통합기금(solidarity fund)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장인 야나키스 오미로우는 대형은행 예금만을 대상으로 한 개정된 세금부과안은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