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던 판교, 과천보다 집값 더 빠졌다

전매제한 풀린 뒤 3년 양도세 면제 매물 대량 풀려
3.3㎡당 아파트값 2095만원으로 1년 새 10.7% 하락
동판교 삼평동, 13.7% 최대 하락..백석동은 '선전'
  • 등록 2013-03-05 오전 6:30:00

    수정 2013-03-05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한때 ‘로또’라 불리던 판교신도시 아파트값이 1년 새 10% 넘게 떨어져 세종시 청사 이전으로 직격탄을 맞은 경기 과천보다 집값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기 신도시 선두주자인 판교신도시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작년 2월 2346만원에서 올 2월 현재 2095만원으로 1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과천지역 아파트 값이 2567만원에서 2333만원으로 9.1% 내린 것에 비해 가파른 하락세다.

판교 아파트는 청약 광풍이 불었던 2006년 당시 ‘로또’라 불리며 3.3㎡당 1600만~1800만원 수준(채권 매입액 포함)에 분양됐다. 입주가 본격화 된 2009~2010년에는 분양가의 두 배에 이르는 3.3㎡당 3000만원선을 육박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올 2월 현재 1800만~2200만원 수준까지 떨어져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15%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빠진 상태다.

판교 아파트의 이 같은 가격 급락 원인은 지난 2011년 9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이후 매물이 쏟아졌으나 부동산 경치 침체로 매수세는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종전 1~5년에서 1~3년으로 완화한 바 있다. 판교지역에서 전매 제한이 풀린 아파트는 2700여가구에 이른다.

임좌배 판교로뎀공인 대표는 “판교 분양 광풍이 불었을 때 타인 명의로 청약통장 빌려 아파트 산 사람들이 많았다”며 “전매제한 풀리자 이들은 일시에 집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주택 시장 침체로 매매가 얼어붙으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에는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면제 물량까지 더해 매물이 크게 늘었다. 입주 후 3년이 지나면 양도세 면제 대상이 되는데 판교는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돼 지난해 면세 요건을 충족하는 입주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판교지역의 집값 하락은 동판교와 서판교 지역 모두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동판교인 삼평동은 3.3㎡당 아파트 시세가 작년 2월 2327만원에서 올 2월 2006만원으로 13.7%가 빠져 판교 전체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삼평동 봇들마을 1단지 전용 84㎡의 경우 실수요가 많은 중소형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2월 6억8000만원에서 올 2월 5억8500만원으로 14%나 떨어졌다. 작년 12월 실거래에서는 5억35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반면 백현동은 2452만원에서 2283만원으로 6.9% 내린 데 그쳤다. 백현동은 강남역까지 14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신분당선 판교역과 가장 가깝고 대형복합건물인 ‘알파돔시티’ 등 개발 호재도 충분해 하락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서판교의 경우 3.3㎡당 아파트값이 판교동은 2462만원에서 2161만원으로 12.2%하락했고, 운중동은 2122만원에서 1867만원으로 12%내려 판교에서 유일하게 2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 같은 집값 하락 속에 전셋값은 반대로 급등하면서 판교지역에는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판교의 전세가율(매매가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55.7%에 달해 인근 2기 신도시인 광교(42.9%)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집값 상승기에 전매 제한이 풀리면 매수세가 붙어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만,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는 수요없이 매도 물량만 늘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부동산114(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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