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1.73포인트, 0.16% 하락한 1만3971.2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87포인트, 0.06% 낮은 3192.0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거래일보다 0.92포인트, 0.06% 떨어진 1517.01을 기록했다.
굵직한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발표 등이 부재한 가운데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의 결과를 관망했다. 프랑스는 유로존 강세에 대한 논의를 강조한 반면 다른 국가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어 별다른 대책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요 7개국(G7)이 G20 재무장관회의 이전에 글로벌 환율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공동 성명을 내놓을 것으로는 알려지고 있다.
오후에는 옐렌 연준 부의장이 “실업률 하락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연준의 목표인 6.5%까지 실업률이 하락해도 즉각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심리 회복에 다소 힘이 됐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와 소재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금융주는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뉴욕타임즈가 “해당 회사의 자동차 배터리가 추운 날씨가 더 일찍 방전된다”는 리뷰를 게재한 탓에 주가가 2% 이상 추락했다.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 “그 리뷰는 엉터리”라고 해명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구글도 낙폭을 다소 줄이긴 했지만, 에릭 슈미트 회장이 지분 42%를 매각한다는 소식에 약보합권을 맴돌았다. 보드워크 파이프라인 파트너스는 4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지켜내지 못한 채 1%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레게네론 파마큐티컬스는 사노피가 이 회사 보통주를 매입한다는 소식에 3% 가까이 치솟았다. 시스코도 미즈호증권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덕에 0.52% 상승했다. 나이키 역시 JP모간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1.15% 올랐다.
◇ 옐렌 부의장 “실업률 6.5%돼도 즉각 금리인상 안해”
옐렌 부의장은 이날 미국 노동총연맹(AFL)과 산별노조회의(CIO)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 컨퍼런스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연준 정책 목표인 2% 아래에 머물러 있고 앞으로 몇분기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책의 초점은 노동시장에 맞추는 것이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노동환경과 고용상황은 연준의 경기 회복 노력이 시급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경제 성장세 강화와 고용 증가를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렌 부의장도 “정상적인 노동시장 상황으로 돌아가는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현재 7.9% 수준인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한 상태인데, 이날 옐렌 부의장은 “실업률이 이보다 더 내려가도 노동 회복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연준은 금리 인상에 즉각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당장 눈앞의 재정절벽 우려를 다소 줄여놓은 상태지만, 시퀘스터를 피하기 위한 협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정정책 불확실성은 당분간 경기 회복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주택시장 온기 확산..도시 10곳중 9곳 집값상승
지난해 미국 주요 도시 10곳 가운데 9곳에서 집값이 상승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의 온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미중개인협회(NAR)은 이날 지난해 4분기에 조사 대상 152곳의 대도시 가운데 무려 133곳에서 주택가격 중간값이 전년동기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3분기에는 집값이 오른 도시가 120곳이었다.
꾸준한 고용 회복과 지속적으로 낮은 금리로 인해 주택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까지 초래되자 자연스럽게 집값은 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어로직 집계로도 지난해 12월 집값은 8.3%나 상승해 최근 6년 7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폴 디글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부동산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택시장 회복은 작년말까지도 둔화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회복 신호는 전반적인 경기 반등과 함께 올해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로환율 걱정없다”..유로그룹, 조치 안내놓을듯
이틀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화 환율 문제가 논의되긴 하겠지만, 별도의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로존 국가들은 외환정책에서 더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오후부터 시작되는 회의에서 이같은 외환정책 이슈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환율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들 내부적으로 환율 안정성을 위해 공조된 접근을 보여야할 것이며 이는 주요 20개국(G20) 내부에서도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타 우르필라이넨 핀란드 재무장관은 “유로화 문제가 논의되긴 하겠지만, 현재의 유로화 강세는 우려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재무장관 역시 “최근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 경제를 해칠 정도가 아니다”며 “유로존은 이에 대해 추가적이거나 본질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할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인위적으로 유로화를 절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이며 개인적인 견해로는 유로화에 대해 지금 흥분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G7이 조만간 환율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성명 발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관계자들은 “G7 차원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이전에 글로벌 환율전쟁을 완화하도록 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로버트 쉴러 교수 “주택보다 주식이 더 유망”
미국 부동산시장 핵심지표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주택보다 주식이 더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쉴러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시장은 앞으로 5년간은 더 흥분할 만한 시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택시장보다는 주식시장에 돈을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5년간 실질적인 기준으로 주택가격은 1~2% 더 상승할 수 있다”며 그 수준까지 갈 경우 이후에는 가격이 쉽사리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쉴러 교수는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면 주택보다는 농지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 것이고, 그외 많은 대안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농지 투자도 거품(버블) 상태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는 많은 변수들 가운데 유로존과 아시아 경제의 향배와 국책 모기지업체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장래, 모기지관련 세제 감면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쳤다. 특히 쉴러 교수는 “과거 경제 위기 이후마다 10년 정도는 경제 성장이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따라서 이제 경제 성장의 취약기도 절반 정도만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