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1]④표현..`웨이보, 중국을 논하다`

사용자 3억 `이슈메이커`
中서 대안언론 급부상
  • 등록 2011-12-30 오전 9:20:00

    수정 2011-12-29 오후 12:31:11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30일자 10면에 게재됐습니다.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올해 인구 14억의 대국 중국에는 새로운 언로(言路)가 열렸다. `중국판 트위터`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웨이보(微博)` 얘기다.

물론 웨이보가 올해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다. 2009년 8월 중국 최대 포털 신랑(新浪, 시나)닷컴이 트위터를 모방해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웨이보가 명실상부 `인민의 입`으로서의 영향력을 떨친 것은 올 한 해였다. 작년 초 7500만명이었던 웨이보 가입자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올해 3억명을 넘겼다.
▲ 웨이보의 인기는 해외 유명인들의 사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부터 빌 게이츠, 엠마 왓슨, 하지원의 웨이보 첫 화면(자료: 신랑웨이보 캡처)
중국 당국은 외부의 민감한 정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트위터의 사용을 차단해놓고 있다. 관영 매체 위주의 언론도 보도 지침에 따라 엄격히 관리된다. 웨이보는 이런 당국의 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리며 올 한 해 많은 이슈를 이끌었다.

현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지 않던 사실들이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5월, 당시까지만 해도 생존해 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찾았을 때다. 중국 언론들도 보도하지 않고 해외 취재진도 제대로 쫓지 못한 김 위원장의 동선을 잡아낸 것은 다름아닌 웨이보였다. 당시 웨이보에는 동북지역 창춘(長春)을 거쳐 장쑤(江蘇)성 양저우(楊州) 난징(南京) 등을 방문한 김 위원장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보도 통제에 대한 불만도 웨이보를 통해 터져나왔다. 르쓰루(日思录)라는 누리꾼은 "신문들은 모두 `외신에 따르면` 김정일이 어찌어찌했다는 식의 보도 뿐이다. 답답하다. 여기는 중국 아닌가"라고 글을 올렸다. 이런 누리꾼들의 발언은 이례적으로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신속히 발표하는 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연말 중국의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10대 인물`로 뽑은 `궈메이메이(郭美美)`라는 여인도 웨이보 작품이었다. 웨이보에 자신을 `홍십자회(적십자사) 상업 총경리`라고 소개한 이 여인은 고급 스포츠카와 명품 가방, 호화별장 등의 사진도 포스팅했다. 이는 웨이보를 통해 홍십자회의 기금 유용 의혹으로 번져나갔고 신문 방송의 취재와 정부 조사로도 이어졌다. 홍십자회 주관의 헌혈 사업이 타격을 입을 정도로 파급력이 큰 사건이었다.

이뿐 아니라 원저우(溫州) 고속철 참사나, 네이멍구(內蒙古), 신장(新疆)위구르자치주에서 발생한 시위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웨이보를 타고 신속하고 가감없이 전해졌고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웨이보가 언제까지 중국의 기층 민심이 표출되는 발언대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가 웨이보의 급속한 정보 유통과 비판적 여론 형성에 대해 바짝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국은 웨이보에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통제를 가하고 있다. 당국은 "새 규제가 허위정보가 난무한 인터넷 환경을 정화할 것"이라고 근거를 대고 있지만 시민들은 "또다른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가입자 최대인 신랑웨이보의 2011년 연말시기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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