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분기 어닝시즌에서는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부진은 충분히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성적은 예상보다 초라했다. 가팔라지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 속도에 국내 간판기업들이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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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가들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매우 부진한 점 또한 경기하강을 그대로 반영했다. 4분기 국내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5.6%,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했다.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지난 1998년 -7.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아울러 4분기를 바닥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어 눈높이를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 등 IT섹터 부진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이전보다 늘어나기보다는 감소했다. 매출액은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해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급감해 영업이익률이 부진한 기업도 허다하다.
특히 IT대형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와 함께 미끄러지는 제품가격, 경쟁치열 등 험난했던 4분기가 그대로 실적에 나타났다.
7분기 만에 적자 성적표를 내놓은 LG디스플레이(034220)에 대해서도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LGD는 4분기 LCD패널 가격 하락 영향으로 288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066570)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에 대해 시장에서는 최소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 수준인 1014억원을 기록했다. 본사기준으로는 3098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비해 포스코(005490)나 SK텔레콤(017670), 신세계(004170)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내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분기 충격은 제한적…문제는 상반기
기업들이 잇따라 충격적인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가에는 어느정도 실적 악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변화에 대해 주가가 선행성을 보인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면, 4분기 실적 영향으로 지수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부진했던 4분기를 바닥으로 보기 아직 이르다는 것. 삼성전자가 "현재 시황을 봤을 때 1분기 흑자 전환은 어려울 듯하다"고 밝힌 것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1분기도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도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기업이익 하향조정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이익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전망에 대한 주요 기업들의 코멘트가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어 상반기까지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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