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새 정치문화 전제, 2선후퇴·임기단축도 생각"(종합)

"새 역사위해 결단해야..`노무현 시대`로 구시대 마감돼야"
"성숙한 민주주의, 대화와 타협으로 만드는것"
"한, 정통성 확보위해 과거 진지하게 사과해야"
  • 등록 2005-08-31 오전 12:36:47

    수정 2005-08-31 오전 12:36:47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희생과 결단을 통해 역사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치문화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전제된다면 2선후퇴나 임기단축을 통해서라도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지와 결단도 생각해 봤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열린우리당 의원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연정 배경을 직접 설명하는 등 정치문화와 정치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엔 131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전반적인 정치구조, 문화의 혁신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연정을 통해 야당에 총리직을 넘겨주고 총리가 실질적으로 권력을 갖고 이끌도록 2선후퇴를 하거나 임기를 단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선 "새로운 제안(연정)은 내 전 정치인생의 총정리 노력"이라면서 "정치 인생을 이제 마감하고 총정리하는 단계에 들어서서 이제 내가 해야 할 마지막 봉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필요하다면 기득권 포기, 희생의 결단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새 정치문화 전제, 2선후퇴 임기단축도 생각"

노 대통령은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라면서 "짧은 기간에 정치 생명을 건 선택의 기회를 많이 가졌는데 항상 대의의 선택을 했고 역지사지하는 포용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선택에 있어 논리는 충돌하기 마련이고 현실과 명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면서 "내 식이 손해보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나 정치적 자산으로 돌아왔고 결국 손해가 아닌 것으로 증명됐다"고 말하며 `연정 제안`의 수락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또 "이제 열린우리당도 선택의 기로"라면서 새 정치문화와 구조 혁신이 가능하다면 2선후퇴나 임기단축을 통해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여는 결단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자신의 열망과 각오,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투쟁 아닌 대화 타협으로 만드는 것"

통합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선 대화와 타협이 절실하다고 강하게 피력하면서 열린우리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은 `개혁과 통합` 이었고 통합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면서 "지난 2년반 대화를 통한 성숙한 민주주의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는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서 "이전에 신채호 선생의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란 말에 감동받기도 했지만 세계의 역사는 투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의 노선이 진보나 개혁이냐 하는 구도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정통성 시비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적어도 공적 분야에선 대화, 타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합당하라는 것이 아니라 연정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일반적 생각에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 과거 진지하게 사과해야"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독재 유산을 스스로 포기하고 과거를 청산하고, 과거의 역사에 대해 더 명료하고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과거의 인식에 묶여 있어선 안되며 이제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타협의 상대로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투쟁의 정치에서 대타협의 새로운 정치로 가야 한다'면서 "지난 총선 전후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것이 상생정치였고, 이제 서로를 인정하고 경쟁하면서 관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 의원들을 독려했다. 

◇與 `지역구도 극복`엔 동의..방법론엔 `이견`

한편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역구도 극복의 당위성엔 의견을 같이 하면서 방법론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제시,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또 당청간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해질 필요가 있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임채정 의원은 "한 걸음만 아나가면 일류국가에 들어가는데 그 한걸음이 어렵고 가장 큰 문제는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방법론에서 견해를 달리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모두 이를 극복해애 한다는 생각은 같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대통령이 현장에서 더 많은 대중과 만나고 호흡을 같이 해으면 좋겠다"면서 "대통령이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아픔을 같이하는 대통령 모습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역주의 청산이 중요한 과제이긴 하지만 과도하게 설정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장영달 의원은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히 잘되고 의견교환이 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의원은 연정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대통령제 하에서 연정은 일반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생각하나"면서 여소야대도 그리 심각한 문제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한나라당과의 정치적 차이가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그래서 연정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고 언급했다. 

조경태 의원은 연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의원은 "어제 워크숍에서도 연정과 관련해 당에선 얘기하지 말자 이런 결의는 없었던 것이 아니냐"면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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