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나스닥시장에서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BIDU)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66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뒤 수직상승을 거듭, 주당 122.54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27달러보다 353.85% 높은 수준. 어렵사리 주식을 배정받는데 성공한 투자자들은 단번에 초대형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장중 한때는 공모가에서 460% 상승한 151.21달러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장초반의 급등세에 질려 주식을 판 투자자들은 땅을 치게 됐다. 이날 하루동안 시장에서는 공개물량의 다섯배가 넘는 총 2252만 주가 거래됐다.
◆예고된 대박
바이두의 대박 데뷔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당초 공모가를 19∼21달러로 제시했던 바이두는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되자 가격을 23∼25달러로 재빠르게 인상했다. 물량도 당초 360만주에서 404만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바이두는 결국 주당 27달러에 배정이 됐고, 회사측은 1억91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바이두의 인기가 뜨거웠던 것은 무엇보다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세계 2위 수준으로 불어났지만, 아직 전체 인구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검색엔진 이용자 수는 올해 1억1500만명에서 오는 2007년에는 1억8700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인수한다" 소문..폭등 부채질
손버그 코어 그로스 펀드의 매니저 알렉스 모톨라는 "구글이 바이두를 사려고 했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은 바이두 지분 2.6%를 보유중이다.
바이두의 로빈 양홍 리 회장이 기대감을 더욱 부추겼다. 리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문에 대해 직접적인 코멘트는 피하면서도 "구글을 주주로 모시게 돼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공개 물량이 적었던 점도 주가가 폭등하게 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400여만주 밖에 안되는 공개물량에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이 한꺼번에 덤벼 들면서 공모가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IPO 역사에 한 획
상장 첫 날 주가가 300% 이상 오른 것은 닷컴 열풍이 한참이던 지난 2000년 이후 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근래에 보기 드문 IPO 대박 사례였던 구글의 경우 지난해 8월 주당 85달러에 공모해 상장 첫 거래에서는 18%밖에(?) 못 올랐다. 이후 주가는 상승행진을 거듭, 300달러를 넘나들게 됐지만,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250% 수준으로, 바이두가 단 하루에 달성한 것에도 못미친다.
◆밸류에이션, 구글의 10배
이날 종가 기준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순매출의 189배. 거품론이 수시로 일고 있는 구글이 19배, 야후가 11배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밸류에이션이다.
그러나 IPO플러스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르네상스 캐피털은 최근 칼럼에서 "장기적 위험에 관한 말들이 많긴 하지만, 바이두의 성장 전망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이 그래도 매력적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중 바이두의 매출은 84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53% 증가했고, 순매출은 185% 늘어나 구글보다 두 배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순익은 150만달러로 384% 급증했다.
포브스 온라인은 "리 회장은 이제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고 투자자들을 계속 기쁘게 해야 하는 막중한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