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천 붕괴 `연중최저`

다우도 1만500선 무너져
달러 강세..국채 수익률 하락
  • 등록 2004-03-10 오전 6:32:57

    수정 2004-03-10 오전 6:32:57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2000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짐에 따라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장중 한 때 1990선까지 하향 돌파 당했다. 올해 첫 거래에서 2006.68을 기록한 나스닥은 1월26일 2153.83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9일 2000선이 무너졌다. 다우도 1만500선이 붕괴돼 적절한 지지선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월가에는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계 매물이 불어나,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 양상을 보였다. 이날 다우는 전날보다 72.52포인트(0.69%) 떨어진 1만456.96, 나스닥은 13.62포인트(0.68%) 떨어진 1995.16을 기록했다. S&P는 6.63포인트(0.58%) 떨어진 1140.57로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억8100만주, 나스닥이 20억9100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985개, 내린 종목은 1862개였다. 나스닥에서는 996종목이 오르고, 2072종목이 떨어졌다. 달러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고,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이렇다할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개장 초반부터 기술주에 대한 경계심리가 고조됐다.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가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을 유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도 공세가 강해졌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GDP 성장률은 4.5%로 이전 전망치 4.2%보다 높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톰 맥마누스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도 고용 증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고용지표, 소매매출 등 투자심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세부적인 지표들은 실망감을 줬다. ICSC와 UBS가 발표하는 지난주 소매점매출지수는 전주대비 0.3% 하락했다. 이로써 소매점 지수는 3주 연속 하락했다. 전년동기대비 지수는 7%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3월 이라크 전쟁으로 소비가 위축돼 전년동기대비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거시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을 때 나가야한다"며 매도 주문을 내는데 급급했다. 나스닥은 오전장 중반 2000선이 무너졌고 장마감 직전에는 1990선까지 내줘야했다. 마감벨이 울리기 직전 반발 매수세가 유입, 1990선을 겨우 지켜냈다. 다우역시 개장초반 1만500선이 무너진 후 이렇다할 지저선을 찾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소비위축과 파업으로 실적이 악화된 슈퍼메켓 체인점 알버손즈와 크로거는 각각 0.87%, 1.85% 씩 떨어졌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관련주들이 기술주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날 장마감후 1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한 TI는 강보합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1.11% 하락 반전했다. 반면 반도체 대장주인 인텔은 약보합으로 출발한 후 1.01% 상승 반전했다. AMD는 1.16%,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0.39% 하락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 7.08% 급락했다. BOA는 "선마이크로의 유닉스 사업 부문의 장기적인 안정성이 우려스럽다"며 "목표주가를 6.25달러에서 5달러로 낮춘다"고 밝혔다. 은행주들은 합병 재료가 그치지 않았다. 도이체방크는 시티그룹, JP모건 등과의 합병설과 관련, 에커만 CEO가 "합병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시티그룹은 0.2%, JP모건은 1.09% 하락했다. 도이체방크 ADR은 2.98% 하락했다. 소버린뱅콥은 펜실베니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웨이포인트파이낸셜을 9억8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소버린뱅콥은 1.32% 하락했으나, 웨이포인트는 10.99% 급등했다. 나이키는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순익 전망치를 내놔 2.91% 상승했다. 나이키는 이번 분기 순이익이 주당 71~74센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순익 예상치는 주당 64센트, 매출액은 27억달러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네소타 주정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이 본격 시작되면서 0.43% 하락했다. 위성방송업체인 에코스타는 CBS 등 비아콤 계열의 프로그램 송출을 중단키로하면서 1% 이상 상승했으나, 장막판 강보합선으로 물러났다. 비아콤은 0.89% 하락했다. 양사는 CBS의 중계 기지국 이용료와 프로그램 보조금에 이견을 보여 계약 경신을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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