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강세론자(bulls)들이 점점 득세하고 있다. 이번주들어 뉴욕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시장전망을 밝게 보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8일 뉴욕 증시는 두가지 화두(話頭)를 던졌다. 물론 내일(금요일)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 다음주에 나올 소매판매동향 및 소비자물가가 월가의 최대 관심사이지만 이와 함께 이날 증시상황이 해묵은 화두를 다시 등장시킨 것이다.
첫째 미국의 경기둔화 및 이로 인한 금리인상 우려 약화는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지만 경기둔화가 기업 수익의 악화로 연결되는 상황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과제다.
둘째 투자자들이 다시 구경제(올드 이코노미)의 블루칩을 버리고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로 몰려가고 있는 중인가라는 문제다.
이들은 상호 연관된 문제이면서 언제나 대두될 수 있는 문제지만 이날 프록터 앤 갬블(P&G)의 수익악화 발표로 새삼스럽게 다시 떠오른 것이다. P&G에 앞서 이틀전에는 미국내 대형 전자제품 유통체인인 서킷 시티가 수익악화를 발표했다. 소비재 및 유통업체들이 경기둔화로 인한 수익 악화에 시달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아니냐는 관측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어스 파워의 조지 메어스회장은 "프록터 앤 갬블정도의 회사는 예측가능한 성장세를 지속해야 한다"며 "이런 회사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시장은 뒤집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셉탈 라이언 앤 로스의 수석투자책임자 래리 라이스는 "경기가 과열상태에서 안정적 성장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프록터 앤 갬블처럼 자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회사들이 수익악화라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은 항상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2~3주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사전예고가 발표되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앞서 미리 방향을 잡고 투자해야 하는 월가 투자자들로서는 개별 기업의 상황을 일일이 점검해야 하는 골치아픈 처지에 놓인 셈이다.
소비재 및 유통주식의 실망스런 성과에 놀란 투자자들이 첨단기술주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하고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DA데이비드슨의 트레이던인 짐 볼크는 "프록터 앤 갬블이나 서킷 시티같은 회사들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몹시 당황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나스닥시장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좋은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스트래티지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챨스 페인은 투자자들이 구경제(올드 이코노미)의 블루칩을 버리고 신경제의 첨단기술주에만 몰려갔던 올 연초 상황이 재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페인은 최근 대부분의 매수세가 나스닥에 집중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성장주인 첨단기술주에 대한 확신을 다시 갖기 시작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그룬털의 토드 골드는 이에 대해 금융주 등 블루칩의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블루칩이 일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뿐 다시 상승할 여력은 충분하다는게 골드의 주장이다.
한편 뉴욕 증시의 향후 전망을 밝게 보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주 폭등했던 나스닥지수가 이번주 들어 하루 상승, 다음날 하락추세를 반복하고 있지만 일시 저항선에 부딪혔을뿐 나스닥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브리언 머레이의 피터 쿨리지는 "나스닥시장이 현재 저항선에 일시적으로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프라임 차터의 스코트 블라이어도 이 견해에 동의했다. 블라이어는 "현재 증시는 바닥에서 꼭대기로 너무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당분간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룬털의 토드 골드도 "나스닥지수가 4,000선이라는 저항선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중" 이라고 동조했다. 골드는 5월중 생산자물가가 좋은 내용으로 나오면 나스닥 4,000 돌파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골드는 또 만일 생산자물가가 좋은 내용이 아닌데도 증시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진정으로 강세장이 시작된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 생산자물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0.3% 상승이다. 또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지수는 0.1%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다. 내일 아침 8시30분(현지시간)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