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하반기 ‘큰손’ 기관투자가들 몰리는 투자처는

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사모대출 관심 가장 높아
국내 주식 여전히 미온적…일부 기관 해외 주식 비중 확대
''금리 인하 선제적 대응'' 우선주 투자 나서기도
  • 등록 2024-07-12 오전 4:36:36

    수정 2024-07-12 오전 4:36:36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지영의 기자] 상반기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하반기가 시작하면서 ‘큰 손’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자금 흐름에 민감한 기관 투자가의 투자 전략은 자본시장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사모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대체투자에 대한 식지 않는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은 고금리…사모대출 관심 이어져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기관 투자가들이 가장 관심 있는 투자 분야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사모대출이 꼽히고 있다. 사모대출은 고금리 시대 안정적으로 일정 수준의 금리를 얻을 수 있는 투자처로 관심이 많았다.

하반기 들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당분간 고금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만큼 사모대출에 대한 관심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대출은 운용사가 주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거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사모대출펀드(PDF·Private Debt Fund)와 사모신용펀드(PCF·Private Credit Fund) 등이 대표적이다. 지분(Equity) 투자가 아닌 대출 형식이고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이나 공제회의 성격상 사모대출은 구미에 딱 맞는 투자처일 수밖에 없다. 원금은 최대한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이자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사모대출에 대한 기관 투자가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아직은 금리가 내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사모대출에 관심이 가장 높다”면서 “주식, 특히 국내 주식은 불확실성이 커서 어느 정도 비중을 유지하긴 하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사모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는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최근 몇 년간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체투자 비중이 13.8%였지만 올해는 14.2%로 소폭 늘렸다. 군인공제회 대체투자 비중 역시 작년 77.1%에서 올해 77.5%로 소폭 늘릴 계획이다. 행정공제회는 작년 78%에서 76%로 줄일 계획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식은 ‘글쎄’…해외 주식은 ‘관심’

국내 주식 시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해외 주식에 눈을 돌리는 기관 투자가도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국내 시장에는 선반영됐고, 세제 관련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국내 주식은 투자 확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주식의 경우는 분위기가 다르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기업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기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하반기 단기간 내에 투자를 새로 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AI 분야 등에서 아직 오르지 않은 (해외 주식) 종목 중 일부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관 투자가 중 상당수가 선순위 투자에 대해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는 금리 인하를 노리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행정공제회가 최근 결정한 우선주 투자가 대표적이다. 행정공제회는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오피스 우선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금리가 결국은 떨어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면서 “업사이드를 기대한다기보다는 하방을 받쳐주고 안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자산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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