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폴리티코,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총선을 시작으로 대만·핀란드(1월), 인도네시아(2월), 러시아(3월), 멕시코(6월), 미국(11월) 등지에서는 대선이, 이란·포르투갈(3월), 한국(4월), 인도(4~5월), 벨기에(6월) 등지에선 총선이 각각 치러진다. 유럽의회(6월) 구성원도 올해 교체된다. 우크라이나도 서방의 요구로 오는 3월 대선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각국의 선거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대규모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자유 민주주의 진영에 대한 권위주의자·독재자·극우주의자의 도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전 세계 투표를 추적하는 비정부기구인 국제선거제도재단(IFES)의 토니 밴버리 회장은 “권위주의자들은 권력을 획득·유지하기 위해 정교한 플레이북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가장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 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 안보·외교·경제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주된 이유다. 방글라데시,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파키스탄, 러시아, 미국 등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10개국 중 8개 국가가 올해 선거를 치른다. 이들 국가의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60%를 웃돈다. 새로 선출된 지도자의 성향에 글로벌 정치 체계를 뒤흔들거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엔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기구의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들 기구는 미국·서방 등 자유 민주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독재·권위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재편된 신냉전 체제 하에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독재자에 맞서는 법’의 저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는 “우리는 2024년 말까지 민주주의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