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성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전북 익산 전북대 동물의료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럼피스킨병 확산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조 교수는 대한수의학회 재난동물감염병특별위원장으로 국내 가축 전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5일 기준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78건으로 늘었다.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한우 농장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후 10여일 만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조 교수는 이같은 빠른 확산 이유에 대해 “잠복기를 고려하면 이미 9월 말에 럼피스킨병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잠복기 동안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추석 명절 등으로 소 이동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병이 확산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발병 초기 대응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줬다. 정부는 2019년 중국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했을 때부터 국내 유입을 대비해 럼피스킨병 전문가 협의회를 만들어 준비를 했다. 표준행동절차(SOP)를 만들고 진단시스템을 점검했으며, 백신 초기 필요량을 비축해뒀다.
문제는 백신 유효기간이 1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럼피스킨병이 내년에 재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기후변화로 전세계 신종 가축 전염병도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더 많은 전염병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올해 국내에서만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럼피스킨병 등 1종 가축 전염병이 4가지나 발생했다. 교통과 물류 시스템의 발달로 질병 전파도 더욱 빨라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는 중국·북한 등 주변국의 가축 질병 발생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가축 질병 방역에 애를 먹는 상황이다.
자가 접종으로 인한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며,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도의 가축 방역을 담당하는 가축방역관의 처우 개선도 강조했다. 현재 수의사 인력 부족으로 백신 접종을 할 때 50마리 이상의 농장은 자가 접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소의 72%에 달한다. 그는 “가축의 백신은 수의사가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중한 업무 대비 낮은 직급과 임상 수의사 절반 수준의 수입 등 처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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