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북 포항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부산, 올해 1월 대구에 이은 세번째 영남 방문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최대 당원 규모를 자랑하는 영남 방문인 탓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건희 여사가 3일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 대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
김 여사는 지난 3일 경북 포항을 찾아 하천 정비 환경정화 활동과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우선 포항시 기계면 기계천 인근에서 포항시 새마을회 관계자, 대학생 동아리 회원 등 300여 명과 함께 ‘우리 바다, 우리 강 살리기’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김 여사는 수질정화를 돕는 EM(Effective Micro-organisms) 흙공을 하천에 던지고 쓰레기를 주우며 하천을 따라 환경정화 활동을 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새마을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해 수해로 피해를 입은 곳이다. 김 여사는 이곳을 방문해 상인들과 친근감을 과시했다. 김 여사는 노점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할머니 상인을 손을 맞잡고, 생선 종류 및 요리법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뒤 참가자미를 직접 구입했다.
대게회센터를 방문해서는 국산대게를 직접 들어보며 이름을 “큰돌이로 지어야겠다. 이건 팔지 마세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아울러 박달대게 3마리를 직접 구매하면서 “쪄 달라”고 말했다. 과일가게를 찾아서는 포항의 장애아동지원센터인 ‘도움터 기쁨의집’에 기부할 사과 10박스를 구매하고 직접 배송지를 적은 메모지를 사장에게 전달했다.
김 여사의 이번 방문은 미묘한 시점에서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다. 대통령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기현 후보가 유력한 새 당대표로 거론되고 있지만, 경쟁 후보들을 압도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날 한국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 후보의 호감도는 40%로 1위였지만, 비호감도 역시 46%로 나왔다. 안철수 후보(33%)와 7%포인트 차이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확실하게 차기 당대표로 표심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영남을 방문한 것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영남은 국민의힘 당원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이다. 영남에만 약 40%의 당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은 약 37%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100% 당원 투표로 이뤄지는 탓에 당심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영남에서 표를 많이 받으면 유리한 구조인 것이다. 전대를 앞두고 김 여사가 영남을 방문한 것이 중요한 이유다.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한 성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