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하이키한의원 원장] ‘괜찮아, 키 크느라고 그래.’
아이가 불현듯 무릎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할 때가 있다. 부랴부랴 병원에 가려 하니 또 금방 괜찮다며 멀쩡해진다. 별다른 이상 없이, 두세 번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면 부모도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무심히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정말 성장통일까? 그리고 성장통은 정말 키가 크는 신호일까?
|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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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은 10대 초반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통증 증후다. 주로 저녁 무렵 양쪽 무릎이나 발목, 허벅지나 정강이 등에 생겼다가 아침에는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붓는 증상이나 열이 없고, 별다른 조치 없이도 1주일 이내에 통증이 없어지곤 한다.
성장통은 이러한 증후 형태가 가져온 오해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한창 키 크는 시기에 아프다가 1~2년이 지나면 자연히 통증이 사라지니, 마치 뼈가 많이 자라느라 그 주변이 아픈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통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만 있는 단어이다. 정식 의학 용어로는 ‘비특이적 하지 통증’으로, 칼슘 부족 등 다각적으로 원인을 추정 중인 질환이다.
그러므로 성장통이 있으면 키가 잘 크는 신호라는 말은 틀리다. 오히려 성장통이 있으면 키 성장이 방해받고 있다는 신호다. 성장통의 통증 자체도 자라나는 아이의 심신에 큰 스트레스가 될 뿐 아니라, 유독 성장통이 심한 아이들은 잠까지 설쳐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간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성장통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오스굿씨 병,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종양 등 다른 질환일 수도 있다.
성장통은 칼슘 등 체내 영양소가 부족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평소 아이가 칼슘이 풍부한 우유 및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며 칼슘 영양제를 활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비타민D를 보충하고 운동을 하는 것도 성장통 예방과 완화를 위해 좋은 방법이겠다. 또한, 아이가 낮 동안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줄이게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수건 온찜질, 반신욕, 족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성장통을 호소한다면 긴장하자. 성장통은 아이의 소중한 키 성장을 조금 더 신경 쓰고 아껴줘야 한다는 경고의 주황색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