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로 2년 넘게 침체에 빠져 있던 공연시장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공연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뮤지컬에서 작품성과 흥행력을 갖춘 대작이 쏟아지면서 코로나19 이전 못지않은 관객 동원이 이어지고 있다.
|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야가미 라이토 역 배우 홍광호(왼쪽)가 넘버 ‘마지막 순간’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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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티켓 판매액은 242억 5279만원으로 거리두기 해제 이전인 지난달 동기(206억 7366만원) 대비 35억 7913만원 늘어났다. 전년 동기(140억 7225만원)와 비교하면 101억 8054만원 증가하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티켓 판매액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은 뮤지컬 ‘데스노트’다.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데스노트’는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등 인기 스타를 내세우며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총 5회에 걸쳐 진행한 티켓 오픈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오는 7월 1일부터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연장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데스노트’는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재탄생했다. 바닥과 벽면, 천장까지 3면을 1380장의 LED로 꾸며 시공간을 초월하는 영상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기존 뮤지컬 마니아는 물론 원작 만화의 팬인 남성 관객까지 공연장을 찾아 시장 확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새로운 프로덕션을 만들면서 드라마의 흡입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고, 여기에 입체적인 무대 형식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 뮤지컬 ‘아이다’에서 암네리스 역 배우 민경아(가운데)가 넘버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를 부르고 있다. (사진=신시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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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아이다’도 공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년 전 코로나19로 부산 공연을 취소해야 했던 설움을 이겨내고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번 ‘아이다’는 지난 시즌 흥행 주역인 윤공주, 전나영, 김우형, 최재림, 아이비와 함께 민경아, 김수하가 새롭게 합류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아이돌이 출연하지 않음에도 티켓 판매가 상위권을 지키고 있어 그동안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이 많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16일 진행한 2차 티켓 오픈에서는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판매점유율 최고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라졌던 단체 관람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실제로 성사된 경우도 많다”며 “마니아는 물론이고 일반 관객까지 공연장을 찾고 있어 전에 없던 활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대표작 ‘웃는 남자’와 ‘마타하리’도 개막을 앞두고 있어 뮤지컬 시장의 활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웃는 남자’는 가수 박효신의 무대 복귀로 개막 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마타하리’는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스타 옥주현과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서는 그룹 마마무 멤버 솔라를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선다.
| 뮤지컬 ‘웃는 남자’의 2018년 공연. 그윈플렌 역 배우 박효신이 넘버 ‘검투’를 부르고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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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해제로 공연장 내 기립박수와 환호도 허용되면서 이런 점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 신작 뮤지컬도 여러 편 개막을 앞두고 있어서 코로나19 이후 뮤지컬 시장의 회복 탄력성을 제대로 보여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공연시장이 되찾은 활기를 꾸준히 이어갈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 대표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공연 또한 향후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계속될 수 있도록 공연계와 정부가 꾸준히 사전적인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