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두나무, 가상자산 업체 넘어 M&A 루키 되나

두나무,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참여
가상자산 활황에 현금성 자산만 2조원 육박
M&A 루키 활동으로 사업 영역 확장 본격화
  • 등록 2021-10-25 오전 1:00:00

    수정 2021-10-25 오전 9:17:59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위상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에서 벗어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루키(rookie)’로 활약하며 사세를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면서다.

그도 그럴 것이 두나무는 그간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목표로 가상자산 사업 외에도 증권플러스와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증권 사업을 함께 영위해왔다. 이번 M&A 시장 데뷔를 기점으로 두나무가 공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보유 지분 15.13% 중 최대 10%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두나무 외에도 호반건설과 KT,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이번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참여를 두고 ‘예상 가능했던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은다. 가상자산 거래량 폭증으로 현금성 자산이 현재 기준 2조원 가까이 모이면서 M&A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 두나무는 지난해 1767억원의 매출과 8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가 폭발한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지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은행의 영향력이 큰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고, 추가적인 가상자산 기반 디지털 금융 사업까지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에 따라 원화마켓을 운영하고자 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외에도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두나무의 업비트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거래 중이다.

다만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은 주기적인 실사 등을 거쳐 재계약을 해야 하는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면모가 없지 않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로 업비트가 국내 4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등 사업 확장 판로를 개척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나무의 M&A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나무가 이번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 외에도 앞으로 국내외 M&A 시장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가상자산에 국한되지 않고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두나무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두나무에 정통한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쌓이면서 두나무 경영진들은 자산을 묵히기보다는 M&A 및 투자에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의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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