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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5만7000달러(약 6836만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이 같은 날 장 중 7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10월 4만3800달러로 시작한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서만 30% 이상의 올랐다.
M&A 시장에서는 이러한 오름세에 힘입어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몸값이 비트코인이 6000만원 수준을 찍은 올해 3월 대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다국적 회계감사기업인 PwC는 2020년 가상자산 기업의 M&A 규모가 2019년의 두 배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펼쳤다. 당시 가상자산 기업들의 몸값은 2019년 대비 평균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가속화되면서 M&A 규모가 더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올해 들어 가상자산 관련 기업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이자 2020년에만 16건의 M&A를 단행한 코인베이스는 최근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에서 활동할 M&A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 앞서 15억달러(1조7600억원) 규모의 사모 채권을 발행한 코인베이스는 조달 자금으로 제품 개발뿐 아니라 공격적인 M&A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글로벌 대기업발 M&A도 잇따른다. 미국 대표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는 최근 가상자산 의심 거래 차단 기술 개발사 ‘사이퍼트레이스’를 인수했다. CNBC를 비롯한 일부 외신은 “마스터카드의 사이퍼트레이스 인수는 주요 글로벌 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마스터카드는 연내 일부 가상자산을 거래에 활용하기 위해 관련 네트워크를 개방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국내는 아직 소극적…거래소 지분 투자는 여전
실제 게임빌의 100% 자회사인 게임빌플러스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539억원을 추가 투자해 구주 21.96%(15만1218주)를 추가 인수했다. 이로써 게임빌이 확보한 코인원 지분은 38.43%(26만4665주)로, 차명훈 코인원 대표에 이어 코인원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게임빌은 이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과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코스닥 상장사이자 영화 제작·투자·음식 관련 서비스업·VR 콘텐츠 사업을 하는 바른손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 0.17%를 214억원에 취득했다. 이번 두나무 지분 취득은 LP로 참여했던 벤처펀드 수익을 현물로 배분받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바른손 측은 공시를 통해 “케이큐브 1호 벤처투자조합 수익 배분으로 인한 현물 취득”이라고 지분 취득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국은 해외 대비 M&A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여기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금융사들이 해외처럼 관련 업체 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현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향후 해외처럼 파생상품 쪽으로 시장이 확장되면 관련 M&A 수요도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