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년 전, 설을 맞아 처음으로 술을 명절 선물 목록에 포함했다. 여기에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향수가 묻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추석 선물 구성을 보고 “예전엔 우리 술도 주고 해서 제사 지내는 사람들은 편리하더라”라며 술이 빠진 점을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첫 명절 선물엔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명절 선물로 등장한 전북 전주의 ‘이강주’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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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홍삼 양갱, 강원 원주의 건취나물, 경남 거제의 표고채, 제주 고사리 등과 함께 담긴 대잎술은 알코올 농도 12%에 500㎖ 용량이다.
전남 담양의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잎술은 일제 강점기에 맥이 끊겼다가 30년 전 복원된 ‘추성주’다.
추성주는 신라 경덕왕 때부터 고려 성종 때까지 250여 년간 추성 군으로 불린 담양의 지명에서 따온 술이다. 연동사라는 절에서 살쾡이가 몰래 그 술을 마시다 절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 발각되자 자신을 살려준다면 평생 도움되는 비밀의 책을 주겠다고 했고, 그 책을 받은 이영간이라는 사람이 술을 빚어 전해졌다는 전설도 있다.
대잎술은 100% 국내산 쌀로 빚은 순곡주이며 담양의 대나무 잎과 솔잎, 인삼, 대추, 일곱여 가지 한약재를 넣어 저온숙성한 발효주이기도 하다. 옅은 대나무향이 올라오고 맑은 단맛과 산미 등 다섯 가지 맛이 균형을 이뤄 바디감과 목 넘김이 가볍다고.
다만 종교계와 청소년에게 보내는 문 대통령의 명절 선물엔 술 대신 꿀이 담겼다. 지난해 추석엔 충남 서천 소곡주가 아닌 충북 제천의 꿀을, 올 설에는 이강주가 아닌 전주 토종꿀로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