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품질' 승부수... 왕서방 쓰린 속 달랜다

국산 숙취해소제 중국 진출 봇물
레디큐, 중국내 인지도 바탕으로 지난달 첫 수출
컨디션, 2014년 북경 진출 후 상해로 영역 확대
여명808, 교포만 찾던 제품서 중국인들도 구매
  • 등록 2018-08-23 오전 2:00:00

    수정 2018-08-23 오전 2: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허위·과대광고가 만연한 중국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한 국산 제품이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경우 숙취해소 문화 자체가 없고 허위·과대 광고를 일삼는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품질향상에 집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산 허위·과장광고 자국민에 신뢰 잃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002390)은 지난달 중국에 숙취해소제품인 ‘레디큐’ 드링크 12만 병, 츄(씹어 먹는 젤리 형태) 7000팩을 처음으로 수출했다. 2014년 출시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 여행객들에게 ‘꼭 사야 하는 제품’으로 인식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직접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레디큐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황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노란색 패키지, 상큼한 과일 맛, 중국인에게 익숙한 젤리 질감 등을 꼽는다. GS리테일(007070)에 따르면 레디큐는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관광객이 편의점인 GS25에서 은련카드(유니온페이카드)로 가장 많이 구매한 제품이다. 특히 레디큐-츄는 매출의 75%를 서울 명동 일대에서 올릴 만큼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드 이슈로 중국인 한국 방문 급감했던 지난해에도 레디큐는 역직구로 현지에서 꾸준히 팔릴 정도였다.

레디큐가 중국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자 한독은 지난해부터 중국 위생허가를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수출을 준비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최대 종합소비재 박람회와 식음료박람회에 참여해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한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제제기술을 이용해 주성분인 강황 속 커큐민의 입자를 줄여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등 품질에 신경을 썼다”며 “이런 노력 덕에 중국인들에게 ‘한국에 가면 꼭 사야 할 아이템’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1992년 국내 최초 출시 후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컨디션(CJ헬스케어)은는 2014년부터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중국 현지에서 컨디션은 ‘깨어나다’를 의미하는 ‘肯迪醒’(중국어 발음 컨디싱)으로 불린다. 컨디션은 2016년 중국 최대 온라인 주류 판매몰인 ‘주선왕’과 전략적 협약을 맺으며 현지에서 지속적인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북경을 중심으로 한 화북지역을 시작으로 현재는 상해를 중심으로 한 화동지역으로 판매지역이 늘어났다”며 “2016년 업계 최초로 숙취해소연구센터를 오픈해 효과를 높이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숙취해소제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여명808(그래미)도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 여명808은 2010년 중국 상해 지역에 진출했다. 그래미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숙취해소제에 대한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며 “초기에는 한인 교포를 대상으로 영업을 했지만 점차 현지인들의 구매가 늘면서 중국 진출 이후 한 번도 수출액이 줄어든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 그래도 품질 좋으면 마신다

국산 숙취해소제들은 중국 현지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열세다. 중국산 숙취해소 제품들이 평균 15~20위안(약 2400~3300원)인데 비해 여명808, 컨디션 등 국산 제품은 평균 30위안(약 5000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취해소제는 중국 관세율이 높아 거의 노마진으로 수출을 해도 현지 제품보다 비싸다”며 “하지만 중국산 제품이 허위·과대광고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품질로 승부하는 국산 숙취해소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국의 술 소비량은 2014년 기준 686억7700만ℓ로 세계 1위이다. 2위인 미국(302억3000만ℓ)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에는 과일이나 우유 등을 먹는 것 외에는 특별한 숙취해소 문화가 없다. 그래미 관계자는 “국내에 처음 숙취해소제가 등장했을 때 너무 비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1800억원에 이를 만큼 커진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시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산 숙취해소제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은 2000년대 초반에 자체적으로 숙취해소음료가 60여 개가 등장했다 낮은 효과와 허위·과대 광고 탓에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며 “국산 숙취해소제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을 기본으로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