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환 공공임대 2만 2천가구 공급…"주거사다리 될까"

하남미사 2459가구, 지하철 연장 호재
화성동탄2 928가구, 뉴스테이 이길까
  • 등록 2016-02-04 오전 5:00:00

    수정 2016-02-04 오전 5:00:00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올해 2만 2240가구의 5·10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2011년 입주한 수원 호매실지구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단지. <사진제공=LH>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지난 2011년 경기도 수원시 호매실지구에 들어선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직장인 김모(42)씨는 요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전·월셋값이 많이 올라 주거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만, 그에 비해 김씨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있어서다. 그는 “주변 아파트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작년엔 한 10만원 차이 나던 것이 지금은 월 15만원 넘게 벌어졌다”며 “기존에 살던 전셋집에 그대로 살았다면 지금쯤 1억원은 추가로 올려줘야 했을 텐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살다 분양받을 수 있는 분양 전환 임대주택(5·10년 공공임대)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만 해도 임대료를 주변 새 아파트와 비슷하게 책정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해 주거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특히 5·10년 공공임대주택 일반공급분은 소득 제한이 없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무주택 가구주여야 하고, 가점이 높은 청약통장이 있어야 당첨 가능성이 높아 전략을 잘 짜야 한다.

하남 미사지구·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서 공급 봇물

정부는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2만 2240가구의 5·10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계획물량(2만 1331가구)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5년 공공임대주택은 1343가구가 전부로, 나머지는 모두 10년 공공임대주택이다. 100%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방식으로 공급한다.

마수걸이 물량은 다음달 입주자를 모집하는 경기도 안양시 안양7동 재개발 1구역 5년 공공임대주택으로, 총 729가구다. 이어 4월에는 인천 가정(686가구), 의정부 민락(992가구), 시흥 은계(1594가구), 시흥 목감지구(678가구) 등에서도 물량이 나온다. 세종시에서도 올해 전용면적 60㎡ 이하 짜리 10년 공공임대 1438가구가 공급된다. 10월께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가 나온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많고 뉴스테이 물량도 올해 공급될 예정이어서 10년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사다.

단연 최고의 관심 지역은 하남 미사지구다. LH는 오는 6월 A25블록에서 10년 공공임대 688가구를, 7월 A24블록에서 871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미사지구는 올림픽대로가 가깝고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연장선이 예정돼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에게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LH가 미사지구 A29 블록에 공급한 10년 공공임대주택(1401가구)의 경우 6726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흥 목감지구도 지난해 A4블록 413가구 모집에 1650명이 몰렸고, 화성동탄2 A40 블록은 652가구 모집에 2115명이 접수했다. 소득 제한이 없는 일반공급분만 따지면 경쟁률은 10대 1이 넘는 곳이 수두룩하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소득 수준 등 입주 대상자가 제한돼 있고 무주택 가구주여야 해 청약률이 4대 1만 넘어도 경쟁이 심한 것”이라며 “전세의 월세 전환 추세가 확산되면서 올해 공공임대주택이 어디에 공급되는 지 묻는 전화가 연초부터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 싸지만 청약 자격 등 까다로워


공공이 짓는 임대 사업 방식은 대부분 리츠 형식이다. 그동안은 LH 예산과 정부 주택기금으로만 지었지만, 지난해부터는 민간 자본을 투입해 리츠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LH가 시행은 하되 자금은 민간 건설사·금융사·주택기금·일반인 공모 등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장점은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란 점이다. 분양 시점의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게 돼 있다. 분양전환 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수원 호매실지구 전용면적 84㎡짜리 임대아파트에 사는 김씨의 경우 보증금 1억 1208만원에 월 임대료 29만 7310원을 내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들어선 민간 아파트(올해 준공 18년)는 같은 면적의 주택인데도 보증금 1억 2000만원에 월세 45만원이다. 월세만 따지면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김씨가 약 16만원 저렴하게 거주하는 셈이다.

또 다른 장점은 일반공급분의 경우 소득 제한이 없어 자금 여유가 있는 계층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임대나 영구임대 등 분양 전환용이 아닌 주택은 기초생활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10년 임대 일반공급분은 소득이 많아도 상관없다.

공공임대주택은 임대 기간 절반을 채우고 나면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10년 임대주택의 경우 최소 5년 후 분양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입주자 대부분은 5년 뒤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두고 청약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사업 주체와 입주자간 협의가 돼야만 조기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무주택자여야 한다. 또 부양가족 수와 무주택 기간 등에 따라 청약 가점이 달라진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연구위원은 “5·10년 공공임대주택은 보통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80~90%에 책정하고, 인상률도 연 5%로 제한된다”며 “다만 분양 전환 시점에 시행사와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청약 당첨도 쉽지 않아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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