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어수선한 만큼 ‘맑음 vs 흐림’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대체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에 따른 기습 도발 등 불안 요인이 잠복해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언급 등을 볼 때 전반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재권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은 5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개성공단 차단 전후와 비교해볼 때 최근 개성 현지사정은 전반적으로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에 따르면, 북한 측 관리들과 근로자들이 지난해 개성공단 위기사태 보다 우호적인 모습이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북한 측 관리들이 ‘우리땅이니 우리법을 따르라’고 일방적으로 말했다면 최근에는 태도가 확 바뀌었다”며 “쉽게 이야기하면 좀 더 신경을 써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고비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정상화는 남북 합의사항인 만큼 작년과 같은 중단사태 없이 큰 틀에서 정상가동될 것”이라면서도 “대북제재조치인 5.24조치로 신규 투자가 어려운 만큼 현상유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국내외 바이어들의 불안감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경우 길게는 10년, 적어도 5년 이상 북한에서 사업을 해 온만큼 남북관계 변수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지만 국내외 바이어들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남북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주문을 망설이게 되는 것. 지난해 6개월 가량의 공단 폐쇄기간 동안 막대한 손실을 봤던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금의 상환 문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금을 수령한 48개 입주업체 중 극소수 일부 업체만이 전액 상환했고 대부분 업체가 부분 상환했거나 한 푼도 갚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정을연 명진 대표는 “개성공단이 통일로 가는 전초전이라면 보다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기업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