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랠리지속..S&P지수 사상최고 `턱밑`

3대지수 강보합권..다우, 한때 1만4400선 첫 돌파

소비-산업재관련주 강세..맥도날드-씨티 상승세
  • 등록 2013-03-09 오전 6:06:17

    수정 2013-03-09 오전 6:06:1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상승했다. 노동부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나오며 추가 랠리를 이끌었다. 다우지수는 한때 첫 1만4400선을 돌파하는 등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에 턱밑까지 다가섰다.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7.58포인트, 0.47% 상승한 1만4397.0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2.28포인트, 0.38% 뛴 3244.37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전일보다 6.92포인트, 0.45% 오른 1551.18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에 10포인트 이내로 다가섰다. 3대 지수는 주간으로도 2% 이상씩 올랐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달 고용지표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수는 23만6000명이나 증가해 16만명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어섰고 실업률도 4년 2개월만에 최저인 7.7%까지 내려갔다.

오히려 이번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등 부양조치가 조기에 종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며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1월중 산업생산이 예상 밖의 정체를 보이며 악재로 작용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인 것이 이를 상쇄시켰다. 오후에는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한 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다시 하락하며 13선 아래로 내려간 가운데 업종별로는 산업재 관련주와 소비재가 강했던 반면 유틸리티주가 약세를 보였다. 대형주들 가운데서는 홈디포와 디즈니가 강세를 주도했다.

맥도날드는 2월 동일점포 매출이 1.5%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뮤직 스트리밍업체인 판도라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양호한 연간 실적 전망 덕에 주가가 18% 가까이 치솟았다. 전날 연준 스트레스 테스트를 최고의 점수로 통과한 뒤 자사주 12억달러 어치를 취득할 계획인 씨티그룹도 4% 가까이 올랐다.

반면 구글은 모토롤라모빌리티 직원을 추가로 1200명 감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예상 밖으로 낮은 건전성 점수로 통과한데 따른 부담에 각각 2.32%, 0.82% 하락하고 말았다.

아울러 헤드셋 제조업체인 스컬캔디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으로 인해 22.47% 폭락했다. 소매업체인 풋라커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으면서도 매출액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7.14%나 하락했다.

◇ 피치, 伊등급 ‘BBB-’ 강등..“정국불안+경기침체”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이탈리아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총선 이후 불안한 정국과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것이다.

피치는 이날 이탈리아에 대한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뒀다.

피치는 평정보고서에서 “지난달 총선 이후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정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추가적인 경제구조 개혁까지 지연돼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경제에 더 충격을 가할 수 있다”며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근 경제지표로 볼 때 예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지고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로 제기했다.

이에 따라 피치는 이탈리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인 130%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에는 지난해 중반에 12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 불러드 총재 “연준, 물가안정에 양적완화 유지 가능”

경제지표 개선 속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정돼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를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 “연준은 앞으로도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어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내에서 양적완화 축소나 조기 종료를 주장하는 쪽은 향후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지만,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는 아직도 연준 정책목표 아래에 머물러 있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단부를 방어하는 일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 경기가 좋을 때에도 지금처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수가 한 달에 20만명 정도씩만 늘어난다면 이는 미국 경제에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내년 중반쯤이면 실업률이 6.5%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연준은 실업률의 뚜렷한 개선세가 확인될 때까지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며 실업률이 6.5% 이상을 유지하고 1~2년간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2.5%를 넘지 않는 한 현재 0~0.25%의 사실상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한 상태다.

◇ 美 ‘깜짝고용’..실업률 4년여만에 최저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보였다. 취업자수가 크게 늘고 실업률도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고용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 2월중 미국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23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1월의 11만9000명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16만명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만에 최대 증가폭이었다. 앞선 1월 취업자수는 종전 15만7000명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반면 지난해 12월 수치는 19만6000명에서 21만9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민간부문 취업자수는 24만6000명이나 급증해 16민7000명이었던 전망치와 14만명이었던 1월 수치를 크게 능가했다. 그러나 정부부문 취업자수는 또다시 1만명 감소했다. 제조업 부문 취업자는 6만7000명 증가했고 건설업에서도 4만8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만에 최대였고, 건설업종은 2007년 3월 이후 무려 6년여만에 최대 증가폭이었다.

이처럼 취업자수 증가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실업률도 7.7%를 하락했다. 이는 7.9%였던 시장 예상치와 1월 수치보다 개선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4년 2개월만에 최저치였다. 다만 노동시장 참가율 역시 63.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모든 민간부문 근로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전월대비 34.5시간으로 1월의 34.4시간보다 소폭 증가했다. 또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대비 23.82달러로 0.2% 증가했다.

◇ 美 금리선물, 연준 금리인상 베팅 늘렸다

미국 단기금리 선물시장에서 내년말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 고용지표가 깜짝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단기금리 선물가격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거래 급감 속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선물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일찍 올릴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날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23만6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6만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또 실업률은 7.7%로 개선돼 4년 2개월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에 따라 내년 12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49%의 확률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이는 고용지표 발표 직전 42%에서 단시간내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이다.

또한 2015년 1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59%로, 지표 발표 직전 51%에서 크게 높아졌다.

◇ 독일 산업생산 예상밖 정체..불균형한 회복세

지난 1월중 독일의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을 깨고 정체양상을 보였다.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기업 지출과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경제부는 이날 1월중 독일의 산업생산이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2월 수정치인 0.6% 증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0.4%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또한 산업생산은 조업일수를 감안한 전년동월대비로도 1.3%나 줄어들었다.

독일에서는 기업들의 경기 기대심리가 다소 살아나고 있지만 지난달 공장주문은 1.9% 하락하는 등 여전히 불균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옌스 크라머 노르드LB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연초 산업생산은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이지만 크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며 ”산업생산은 다시 회복세를 탈 것이고 1분기 경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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