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0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350억원을 투입한 리모델링 공사가 2014년 완료되면 700 병상으로 규모가 확장됩니다. 여기에 두경부암, 심혈관 질환 치료의 비교 우위 등 강동성심병원의 강점을 바탕으로 서울 동부권 중심 병원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서울 동부권은 강동성심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등 대형 병원이 밀집한 곳으로 어느 곳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1986년 설립된 강동성심병원은 이들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 중심부에 국내 최초로 이비인후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과 의료진이 모여 만든 두경부암센터가 있고, 손목 동맥을 통한 심혈관 중재 시술도 국내 최초로 시행했던 업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건립 25년의 낡은 건물과 시설, 투자 부족 등은 강동성심병원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소였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송경원 원장(사진)은 올해를 강동성심병원의 향후 30년을 준비하는 변곡점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하루를 1년처럼 바쁘게 보내고 있다는 그를 9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보수적이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는 강동성심병원의 변화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선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는 표현으로 집약된다. 강동성심병원은 2009년 파격적으로 두달 동안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송 원장은 직원에게 다가가는데 거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에게 병원 경영 현황을 가감없이 투명하게 공개한다. 직원과 원장 사이 솔직한 대화없이 신뢰가 생길 수 없으며, 믿고 따라오라고 말할 자격도 없다는 게 송 원장의 원칙이다.
직원의 요구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전례없는 일이더라도 ‘OK’ 사인이 떨어진다. 오는 13일 직원 전용 1일 호프집을 여는 것도 직원의 아이디어를 송 원장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의료진이나 직원 100명이 모여 맥주를 마시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병원 근처 맥주집을 빌렸습니다.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죠. 솔직한 대화에 어른들이 끼면 방해가 될지 몰라 6년차 이상 직원은 출입을 금지하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송 원장의 평소 신념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송 원장은 요즘 또 하나의 파격을 진행하고 있다. 올초부터 경영혁신실을 만들어 ‘고객 경험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치료는 물론 대기, 수납 등 모든 과정에서 고객인 환자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한 방책이다.
변화와 혁신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고객들이 병원을 선택하는 첫번째 기준은 결국 병원의 실력이다. 송 원장은 이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고 털어놨다.
“심장혈관센터 역시 우리의 자랑입니다. 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출신의 교수 5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이 심장병 응급 처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부정맥 치료에서도 실력을 뽐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송 원장은 강동성심병원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로 사회공헌과 저소득층 의료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강동성심병원은 매년 500명의 저소득층 환자를 대상으로 15억~18억원에 달하는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의 두배에 이르는 액수다.
◆ 송경원 강동성심병원장은 누구
1947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73년 경북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의료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친 후 1990년부터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로 재직해 왔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에서 정형외과 과장과 주임교수를 지냈다. 2010년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장에 취임했다. 송 원장은 정형외과 척추 분야 치료의 명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