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무게에 민감한 이유는 유류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계 특수성탓. 연료비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의 연간 이익은 389억원 감소한다. 기름값 절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무게를 줄여라` 항공업, 해운업계의 `허리띠 조이기` 전략은 눈물겨운 수준이다. 항공유를 꼭 필요한만큼 급유하고 있고 물, 음식물 등을 많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만 싣는다. 추가 서비스를 요구할 경우 최근들어 부쩍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여승무원의 사과가 많아진 것 또한 이 때문이란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한 외국항공사의 경우 종이류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이 항공사의 대안은 아이패드 사용. 생태 관련 전문사이트 트리허거닷컴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1.5파운드(680g)의 무게로 35파운드(15.87kg)의 서류 정보를 실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연료비용은 약 120달러 가량 줄어든다.
대한항공(003490)은 승무원 개인 수하물 2kg 줄이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저가항공사는 짐 없는 고객의 운임을 깎아주는 이벤트를 상시 진행한다.
◇ 경제속도를 지켜라 경제 속도를 지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조치가 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의 주요 선박은 최대 50km/h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30km/h를 준수한다. `경제 속도`를 지키면 유류비를 15% 이상 아낄 수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아덴만 해역같은 해적 출몰지역이 아니면 속도를 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주유 트렌드도 바뀌었다. 해운사들은 유류비가 저렴한 로테르담 등 유럽 항구에서 기름을 채운다. 인터넷 역경매 시스템이나 공동 구매로 유류비를 절감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 신형 항공기-선박 도입 박차 단순히 아끼는 것이 아닌, 새로운 항로 개설 및 신형 항공기, 선박 도입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거리 노선이 많은 대한항공은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40개 경제항로를 개발, 발표했다.
해운사들은 `북극`에 주목한다. 북극의 해빙면적이 크게 늘면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거리는 36%, 시간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최근 실적 악화 때문에 다소 뜸해졌지만 신형 항공기나 선박을 도입하는 분위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대한항공에 이어 A380을 도입할 계획이고 한진해운(117930), 현대상선이 올 중반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을 주문했다. 신형 항공기, 선박이 아니더라도 신형 엔진을 도입하거나 업그레이드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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