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9월 27일 12시 0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박수익 이유미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행태에 대해 과세 방안을 발표한 이후 동국제강(001230), 영풍(000670) 등 대기업의 오너일가들이 잇따라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매각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 형제는 지난 24일 자신들이 최대주주였던 비상장사 디케이유엔씨 지분 중 각각 15.1%(2만7369주), 14.2%(2만5689주)를 67억원에 동국제강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이들의 보유지분 합계는 59.2%에서 30%로 축소됐다. 반면 동국제강은 51.9%로 지분을 확대,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동국제강그룹 내에서 정보시스템 통합 등 정보기술(IT) 업무를 담당하는 디케이유엔씨는 2009년과 지난해 매출액의 48%, 30.3%가 동국제강 계열사로부터 발생한 곳으로 지원성거래(일감몰아주기) 의심 사례로 지적받았던 곳이다. 영풍그룹 역시 대주주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사 엑스메텍 지분 34%(13만6000주) 전량을 최근 지주회사격인 영풍으로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27억원이다. 엑스메텍은 계열관계인 영풍, 케이지엔지니어링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60%에 이를 정도로 지원성거래 의심을 받아왔던 회사다. 이처럼 대기업 오너일가들이 비상장사 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막대한 매각대금을 손에 쥐는 동시에 세법개정에 따른 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 장 회장 형제의 경우 디케이유엔씨 지분 축소와 함께 계열사 매출비중도 30%대로 감소해 과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영풍그룹 자녀들 역시 엑스메텍 주식을 전량 처분하면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감몰아주기 과세 방안의 취지를 고려하면 지분 매각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대부분 비상장주식이고 매입주체가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가격의 문제가 없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