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의 죽음은 수십년간 지속됐던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독재에 맞선 진정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봉기의 시발점이 됐다. 일명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중동지역의 민주주의 투쟁은 튀니지의 작은 도시에서부터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빠른 속도로 퍼지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총칼로도 막을 수 없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광기`도 민주화의 불길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수천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대가가 뒤따랐지만 수개월간 포기하지 않은 반군의 집념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물론 아직 아랍의 봄이 완전히 도래했다고 보기엔 이르다. 튀니지·이집트에 이어 리비아까지 반란군이 승리했지만 아랍은 무려 8개월이 넘는 길고 혹독한 겨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혁명이 성공한 튀니지와 이집트 등에서도 과도정부의 방향성 등을 놓고 내부적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이번 리비아 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누구보다도 격렬하게 저항했던 카다피의 몰락은 아랍의 혹독했던 겨울이 분명히 지나가리라는 희망의 싹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리비아는 카다피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인해 한 때 시위대가 수세에 몰리기도 하는 등의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결국 자유를 쟁취해냈다.
아랍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고개숙인 독재자와 시민군의 승리를 눈앞에 둔 리비아의 모습에서는 희미하게나마 봄내음이 묻어나고 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그것을 버틸 수 있는건 그만큼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봄이 반드시 올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큰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한 계절이 도래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