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고치(4.80%)를 기록중이어서,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상품이 대부분인 시중은행 대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28일 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을 통해 판매재개될 고정금리대출 `e-모기지론`이 새삼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e-모기지론은 인터넷 홈페이지(e-mortgage.co.kr)로만 신청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관련비용을 줄인 서민용 주택담보대출.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고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 "고정-변동 금리차 좁혀져..e-모기지론 매력적"
e-모기지론 금리는 5% 후반대(최저 5.65%, 10년 상환조건)에서 6% 초반대(최고 6.10%, 30년 상환조건) 수준이다.
22일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처음 e-모기지론이 도입된 6월말 시중은행 변동금리대출 이자는 연 5.41%로, 5.80%였던 e-모기지론이 약 0.4% 포인트 높아 불리했다"며 "하지만 이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올라 금리차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1억원을 15년간 빌릴때 e-모기지론 기준금리는 연 5.95%다. 같은 조건일 경우 국민은행은 5.75~6.75%다.
하지만 e-모기지론의 경우 근저당권 설정비를 미리 내고 대출이자 선납부 할인을 받으면 각각 0.1% 포인트씩 할인돼 5.75%까지 금리가 내려간다.
근저당권 설정비는 대출금의 0.7% 수준으로 1억원을 빌리는 경우 약 70만원이다. 또 이자율 할인옵션을 받기위해서는 대출금의 0.5%, 약 50만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조건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15년간 매달 83만8000원씩 갚으면 된다"며 "이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상품 월부담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 120만원을 선납한다고 해도 약 6년간 상환하면 금리 인하효과가 120만원을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국민은행 주택대출의 경우 기준금리인 CD금리가 오르고 가산금리도 0.1%포인트 올라 다음주엔 연 5.91~6.91%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제까지 저렴했던 변동금리 상품이 고정금리 상품(e-모기지론)보다 부담이 커져, 최초로 금리 역전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 시중은행 "그래도 변동금리가 유리"
시중은행은 그러나 e-모기지론이 아직까지 단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출조건이 다소 까다롭고, 수개월 내지 수년후 대출금리가 반대로 내릴 경우 이자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A은행 관계자는 "e-모기지론은 고정금리로 10년이상 장기대출상품이기 때문에 `금리 리스크`에 노출돼있다"며 "당장 시중금리가 조금 올라도 수년후에는 반대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고정금리가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e-모기지론 신청시 1주택 소유자의 경우, 1년이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이 집행된다"며 "기존 주택 미처분시 연체이자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B은행 관계자는 "몇년 후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고정금리인 e-모기지론은 손해일 수 있다"며 "e-모기지론은 5년이내에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중도상환 수수료는 1년이내의 경우 대출금액의 2%, 3년이내의 경우 대출금의 1.5%, 5년이내의 경우 1%다. 1억원을 빌렸다 금리조건이 불리해져 중도상환한다면 각각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한다는 것이다.
◇ 유·불리 꼼꼼히 비교해야..혼합형도 인기
이번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연 5.75%에서 연 6.75% 수준. 여기서 5.75%의 최저금리는 e-모기지론의 모든 선납조건 적용시 최저금리와 같다. 1억원을 15년간 빌릴 경우 현 금리수준에선 매달 약 83만원씩 균등상환하면 된다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전망에 따라 고정금리가 나을지 변동금리가 나을지 바뀔 수 있다"며 "일반 소비자가 장기간의 금리추이를 내다보긴 어려우므로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할 것"이라고 권했다.
반면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전망이어서 고정형 금리상품인 e-모기지론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헷갈린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섞은 혼합형 대출상품이 대안일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3년에서 최장 5년까지 고정금리로 상환하고, 이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대 5년간 금리를 고정할 수 있는 `포유 장기대출`의 경우 3년 고정시 금리가 연 6.03% 수준"이라며 "3년간 이자를 낸 후 만약 금리가 오른다면 대출상품을 갈아타는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혼합형 금리상품의 인기가 매우 높다"며 "이로써 변동-고정금리간 선택에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게됐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변동형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자 11월말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3조4000억원중 혼합형 상품비중이 1조1500억원으로 34%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