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눈길끄는 이색 정상..`이력도 다양`

브루나이 국왕 `세계 최고 부자`..태국·캐나다 총리도 재벌
페루·멕시코·홍콩 정상, 가난했던 어린시절
  • 등록 2005-11-18 오전 8:10:00

    수정 2005-11-17 오후 7:03:41

[부산=이데일리 정재웅기자] APEC 2005 행사의 열기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점차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정상들이 속속 우리나라에 입국하면서 그 열기는 점점 더 고조되는 듯하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부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오는 18일 입국 예정인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각국 정상들이 이름들이 거명되면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초미의 관심사다.

"부시 대통령이 묵을 숙소가 어디인가"에 대한 논란이 그 대표적인 예다.과연 그가 어디에 묵을 것인가가 그리도 궁금할까마는 먼 나라가 아닌 바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정작 그 이외의 다른 나라 정상들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다. 대만의 대표로는 누가 오는지, 칠레 대통령의 이름은 무엇인지, 그렇게 부자라는 브루나이 국왕의 이름은 또 뭔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세계적인 갑부이자 자동차 마니아인 브루나이 국왕

브루나이 국왕(사진 아래)의 이름은 `하사날 볼키아`다. 지난 61년 왕세자로 책봉돼 68년에 제29대 브루나이 국왕으로 취임, 현재 총리·국방장관·재무장관을 겸임하고 있다. 스포츠 애호가이자 자동차 마니아로 유명하며 지난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약 200억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이다.

볼키아 국왕은 그의 부에 걸맞게 총 1788개의 방과 250개의 화장실을 갖춘 대지 9만6000㎡의 `이스타나 누룰 이만 궁전`에 산다. 이 궁전은 영국 버킹엄궁과 로마 교황청을 합친 것보다도 크다.

볼키아 국왕의 또하나 특이한 이력은 총 세 번의 결혼을 했다는 점. 그래서 공식석상에 이혼한 두 번째 부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왕비를 항상 동반해 상대국가의 영부인을 난감하게 한다고 전해진다.

그는 1967년 결혼한 첫 부인이 있으나 지난 2003년 2월 두 번째 왕비로 맞았던 항공사 승무원 출신 마리암 압둘 아지즈와는 갑자기 이혼한 뒤 왕실 직위를 모두 박탈하고 다시 지난 8월 32살 연하인 말레이시아 TV 앵커인 아즈리나즈 마르하르 하킴과 세번째 결혼을 결혼했다.

그러나 이번 방한에는 복잡한 집안사정으로 인해 홀로 입국했다.

한편 볼키아 국왕에게 따라다니는 재미난 징크스 중 하나는 해외 순방시 자신이 묵었던 호텔의 종업원에게 최고급 롤렉스 시계를 선물한다는 것. 따라서 브루나이 국왕이 묵고있는 호텔의 종업원들의 관심은 이번 방한에서도 롤렉스 시계를 선물할 것인가에 쏠려있다는 풍문이다.

◇"우린 동부인 안해요"..여성 정상들과 외기러기 정상들

국내외 행사에 각국의 정상들은 대부분 `영부인`을 동반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이번 APEC정상회담에 영부인을 동반하지 않는 정상이 있다. 바로 여성 정상인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아래 사진 왼쪽)과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아래 사진 오른쪽)가 그들이다.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의 부군은 현재 부패혐의로 미국으로 피신한 상태.

불법 복권게임 업자들로 부터 뇌물 수수설과 통신회사에 사업면허권을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 의혹 등으로 현재 대선결과 조작 의혹으로 궁지에 빠진 아로요 대통령을 더욱 힘들게 하고있는 실정이다.

반면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의 부군은 현재 대학교수로 클라크 총리의 정계입문과 정치활동에 적극적인 외조로 유명하다.

지난 1981년에 결혼해 전공을 살려 클라크가 보건부 장관을 발판삼아 총리직에 오를 수 있도록 외곽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의 해외순방에는 동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결혼 4년만인 지난 1982년 이혼했으며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은 지난 10월20일 유방암으로 타계해 영부인을 동반하지 못했다.

◇구두닦이에서 재벌까지..다양한 이력의 정상들

이름도 생소한 파푸아뉴기니의 마이클 소마레 총리(사진 왼쪽)는 지난 1975년 호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래 연달아 세번째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 독립의 국부다.

그는 낙후된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의 경제발전을 모델로 삼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국유재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일단 제동을 걸고 강력한 경제발전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탁신 칫나왓 태국 총리는 태국의 대표적인 재벌로 총리까지 오른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태국 최대의 통신회사인 신코퍼레이션을 태국 굴지의 기업으로 일군 경영자로 재산이 무려 19억 달러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90년 외무장관을 거쳐 2001년에 총리에 취임했다.

또한 태국경제를 그의 일가가 좌지우지 하는 것으로도 많은 비난을 받고있는데 지난해 태국의 부호 서열에서 그의 딸이 1위, 처남이 2위, 아들이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멕시코의 비센테 폭스 대통령과 페루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폭스 대통령은 22세 때 코카콜라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11년 만에 멕시코 지사장에 올랐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지사 시절, 지역경제를 살려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제도혁명당(PRI)의 오랜 일당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또 톨레도 대통령은 안데스 고원 벽지 마을에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나 생선장수 어머니의 손에서 매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구두닦이 노릇도 해야했지만, 16세 때 미 평화봉사단의 주선으로 샌프랜시스코 대학 1년동안 수학, 미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엔 세계은행 OECD 자문을 역임하고 지난 2001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밖에도 어려운 시절을 떠올리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롤렉스 시계를 사모은다는 홍콩의 도널드 창 행정장관과 강력한 재정감축을 통해 재정적자를 타개한 것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폴 마틴 총리, 지난 86년부터 사회주의식 시장경제 체제 운동인‘도이모이’운동을 이끌어 왔던 쩐 득 르엉 베트남 총리 등이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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