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28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GDP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나자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오는 일요일 이라크 총선과 OPEC 총회, 다음주초 FRB의 공개시장위원회 등 빅 이벤트를 앞둔 주말장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컸다.
전날 장마감후 세계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이상의 실적을 발표하고, P&G가 대규모 M&A 재료를 내놨지만 시장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오전장중 일찌감치 내림세로 방향을 정한 지수들은 뚜렷한 반등시도조차 없이 무기력하게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0.38%, 40.20포인트 하락한 1만427.20, 나스닥지수는 0.55%, 11.32포인트 내린 2035.83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27%, 3.19포인트 떨어진 1171.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중 2,3일간의 반등에 힘입어 주간으로는 다우가 0.3%, 나스닥은 0.1%, S&P500은 0.3% 상승, 3주간 연속된의 하락세의 고리를 끊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6억4462만주, 나스닥에서 20억9801만주였다.
뉴욕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44대50, 나스닥에서는 39대55였다.
오는 일요일 OPEC 총회에서 감산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3월 인도분은 3.5%, 1.69달러 하락한 배럴당 47.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으로는 2.8%, 1.38달러 내렸다.
◆4분기 GDP 실망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3.1%에 불과했다. 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은 3.5%(블룸버그) 내지 3.6%(마켓워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동월비 성장률은 3.7%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예상했던 대로 4.4%를 기록, 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4분기 무역수지 적자는 6319억달러(연율환산)로 GDP 성장률의 1.7%포인트를 잠식했다. 반면 소비지출, 재고투자, 설비투자 등이 성장을 주도했다. 4분기 소비지출은 4.6% 증가해 3년래 최고 수준이었던 3분기의 5.1%에 육박, 위안이 됐다.
◆머크 급락..블루칩에 설상가상
다우종목인 머크(MRK)가 10% 이상 급락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 이날 미국 항소법원은 머크의 캐시카우중 하나인 포사맥스의 핵심 특허가 만료됐다면서 오는 2008년부터는 범용이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또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크의 골칫거리인 바이옥스 리콜에 대해 공식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맥도널드 실적 기대에 못미쳐
다우종목인 맥도널드(MCD)는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순이익을 발표해 0.4% 하락했다. 오후 들어 낙폭이 그나마 줄어들었다. 맥도널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0%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일회성 비용 8센트를 포함해 31센트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3배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46센트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역시 다우종목인 하니웰(HON)은 시장 기대치와 일치하는 주당 49센트의 순이익을 발표하며, 올해 전망치도 주당 최대 2.05달러로 상향제시했으나, 장초반 하락세로 반전, 0.9% 떨어졌다.
IBM은 1% 상승했다. 이날 베어스턴은 IBM에 대한 실적전망은 그대로 둔 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면서 투자의견을 `동종 수익률`에서 `동종수익률 상회`로 상향조정했다.
◆P&G, 질레트 인수..세계 최대의 가정 생활용품 업체 탄생
블루칩 진영에서 대형 M&A 재료가 연쇄적으로 부상했지만, 지난 연말처럼 시장을 이끌지는 못했다. 미국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앤갬블(PG)은 면도기와 건전지로 유명한 질레트(G)를 57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P&G는 질레트의 27일 종가에 17.6%의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가격을 책정했다. P&G가 2.1% 하락한 반면, 질레트는 13% 급등했다.
평균 10억달러씩의 매출을 내는, 세계적 브랜드 21개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가정 생활용품 업체가 부상함에 따라 경쟁업체인 콜게이트-팜올리브(CL)는 2% 떨어졌다.
이번 인수규모는 JP모건체이스의 뱅크원 인수(600억달러)이후 최대로, M&A 열풍은 지난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딜에 따른 수수료 투자은행의 수입만도 최대 9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질레트편에서 M&A 자문을 한 골드만삭스(GS)가 2%, P&G에 자문을 한 메릴린치(MER)는 0.6% 상승했다.
SBC커뮤니케이션즈(SBC)에 피인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뉴욕타임즈지 보도로 전날 6% 이상 뛰어올랐던 AT&T(T)는 0.6% 추가상승했다.
◆기술주 실적 엇갈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전날 장마감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이익과 매출실적을 발표했다. 전날 시간외 거래에서 1.8% 올랐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초반까지 강세를 유지했으나, 시장 전반의 부정적 분위기에 밀려 강보합세로 마감하는데 그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X) 구성종목인 초고속 네트워크용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BRCM)은 2.6% 하락했다. 브로드컴은 전날 장마감후 주당 23센트의 순이익을 발표, 시장 기대치에 부응했다. 그러나 매출은 전기비로 17% 급감했다.
역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구성종목인 장비업체 노벨러스(NVLS)는 긍정적인 실적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1.5%의 하락세로 반전했다. 주당 28센트의 순이익을 내 기대치 23센트를 웃돌았고,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회사측은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중 매출이 3.2억∼3.3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제시, 시장 예상치 3.09억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주당 18∼22센트로 전망해 예상치 20센트를 충족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 떨어져 다시 4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플래시메모리 업체 샌디스크(SNDK)는 12% 급등했다. 샌디스크는 주당 42센트의 순이익을 달성,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27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도 5억4900만달러로 급증해 기대치 5억530만달러를 대폭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