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주식시장이 전고점 앞에서 번번히 꼬리를 내리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증시 흐름이나 유가하락 등 주변 사정은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890선의 벽 앞에서는 약해지는 모습이다. 기회를 살리리 못하면 위기를 맞듯이 전고점 돌파시도가 무산된데 따른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주 주식시장은 굴곡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12월 선물옵션의 동시만기가 주중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증시흐름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 트리플위칭데이를 전후해 시장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추가인하할지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美증시와 외국인의 고리 이완
미국 등 해외증시는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름폭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관련 뮤추얼펀드로 4주연속 10억달러 이상이 자금이 유입됐다. 이러한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 증시는 직전고점 돌파시도가 무산됐다. 오히려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만 거래소에서 4000억원 가까이 처분했다.
◆외국인 누적순매수와 뮤추얼펀드 유입(자료:삼성증권)
미국증시와 한국증시를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외국인이었다. 최근 외국인들의 고리가 이완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LG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 및 기업실적의 차이가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미국증시가 유가하락과 달러약세라는 두가지 재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유가흐름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반면, 달러약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외환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고 여전히 달러화 약세가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고 강 애널리스트는 판단한다. 결국 한국증시의 상대적인 상승탄력 둔화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우며 과거와 같이 `해외증시 상승이 곧 한국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논리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하고 있다.
◇트리플위칭·금통위 등 변수
미국증시와의 상관관계가 이완되는 가운데 이번주 목요일 트리플위칭데이가 도래한다.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부진한 가운데 파생상품과 관련된 수급은 시장흐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이번주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말 배당투자의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현물에 대한 보유욕구가 늘어가기 때문에 만기수급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지난주말까지 누적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조1000억원대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 매수·매도 차익잔고(자료:LG투자증권)
트리플위칭데이와 같은날 열리는 금통위의 결정도 관심사다. 현재 시장에서는 콜금리 동결이 다수 의견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가하락에 따른 물가부담 완화등을 감안할 때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설령 콜금리가 또 내린다고 해도 주가수준등을 감안할 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급락으로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는가 하면 생산쿼터를 동결한다는 발언 등도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간접투자운용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첫번째 사모주식펀드가 등록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원강세 수혜·피해업종 괴리주목
제반여건을 감안하면 이번주 지수자체는 소강국면 내지 혼조세로 접어들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업종별 및 종목별 대응이 유효한 상황이다. LG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업종별 흐름을 본다면 환율 수혜 및 피해업종의 대립구도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업종별 차별화가 해소되는지 여부에 따라 지수도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환율 피해업종으로 분류되면서 낙폭과대 및 실적우려감에 노출됐던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운수장비업종이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한 추가상승을 지나치게 상승하기 보다는 이에대한 확인과정이 필요하며 돌파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새로운 포지션 구축도 생각해볼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교역량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주 보다 내수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한 변화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부진한 국내 내수경기를 감안하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4분기 실적호전주와 함께 통신서비스·필수소비재·항공운송업종이 단기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시장의 중심구도가 바뀔경우 그동안 지속적인 순매도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의 보유지분이 크게 줄어든 종목군이 우위에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종목에 대해서는 11월말기준 KT와 한국전력의 기관투자자 보유지분이 5%를 하회하고 있고 포스코 역시 6%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 개방후 투자주체별 점유율(자료:굿모닝신한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