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호준기자] 이번주 국내 증시는 해외 훈풍에 힘입어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역할이 주목된다.
해외증시 여건은 호의적이다. 우선 미국 증시가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고, 나스닥지수도 하락추세대를 뚫고 올라왔다. 홍콩 H주도 9월말 이후 반등세를 보이는 등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해외 지수들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악재로 작용했던 국제유가도 지난주 5% 정도 떨어지며 하락안정세를 보였다. 미국 북동부 지역의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이라는 예보에 힘입어 47달러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내년 세계 경제회복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 활발..저항선 돌파 `주역`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주초반 환율충격에 840선까지 추락했다가 미국 증시 상승과 유가 하락에 힘입어 876포인트까지 올랐다. 정부가 경기부양의지를 재천명하고, 한국은행이 올 들어 두번째로 콜금리를 인하한 것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저항선인 860선을 돌파한 것은 호의적인 재료에다가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주 7500억원대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478억원 순매도한 외국인 공백을 채우고도 남았다. 특히 12일 프로그램 매매는 4652억원 순매수로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저항선인 860선 돌파에 일등 공신이 됐다.
이번 주 증시를 좌우할 변수는 국제 유가 및 해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 프로그램 매매 패턴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전고점 돌파 여부는 프로그램 매매와 기관 중심의 매수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수급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계의 힘`으로 급등한 지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섞여 있다. 다시 1104원까지 급락한 달러/원 환율도 부담스러운 변수다.
◇프로그램 매수 추가 유입 지속 가능성
이번주에는 시장 전체를 이끌만한 대형 재료는 별로 없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지표 발표 정도를 제외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들이 많지 않다"며 "미국 경제지표 역시 지난주 연준리의 금리인하가 이미 단행됐다는 점에서 개별 지표들이 시장에 주는 긴장도는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달러화 약세와 관련해 미국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 경기선행지수 등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대형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가 춤추는 상황이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증시 상승은 수급상 프로그램 매수세의 힘이 컸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변동성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11월 들어서만 1조4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며 "추가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금 중심의 비차익 매수세가 프로그램 매수의 주를 이루고 있다"며 "차익매수의 경우 베이시스에 따라 매물화 될 소지가 크지만, 비차익 매수는 연말 배당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베이시스 변화에는 덜 민감하다는 점에서 시장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종목별 차별화 전략 필요..배당주 관심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주 증시가 직전 고점(892P)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있다. 목대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는 해외증시의 양호한 움직임, 국제유가의 하락 및 원자재 가격의 반등, 개선되는 해외 수급여건 등을 기반으로 전고점 돌파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한국은행의 콜 금리 인하 이후 호전된 투자 심리와 비차익 매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 유입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직전 고점 부근까지 상승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종별 명암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LG투자증권은 콜 금리 인하 이후 금리 건설, 증권 등 민감 업종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한 종목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여전히 배당이 시장의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업종을 불문한 배당 관련주 강세 현상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시중 금리의 하락으로 한단계 낮춰진 눈높이도 배당 관련주에 호의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그램 매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말 배당 수요는 현ㆍ선물 차익거래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