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해소에서 고용지표 서프라이즈까지 한주 동안 세계 증시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우리 증시도 야금야금 올라 어느새 다시 860선의 기로에 섰다.
고용지표 호재를 발판으로 주초 우리 주식시장은 추가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 등 외생변수와 함께 미국 FOMC 회의와 금융통화위원회, 옵션만기일이 차례대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주도주 부재와 거래 부족이라는 시장 한계도 여전해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위를 타진하되 시장의 체력을 재차 확인해가는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
◇ 글로벌 증시 견조..고용 `서프라이즈`
최근 세계 주식시장 흐름은 견조하다. 특히 10월말 시작된 상승세는 11월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MSCI 선진국 지수는 지난 2월 형성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보이고 있으며 이머징마켓지수도 직전 10월 고점을 회복, 연중 최고치보다 2% 가량만을 하회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에는 유가의 하향안정과 함께 부시의 재당선과 케리의 깔끔한 승복이라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해소가 컸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부담감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며 "중국 금리인상 결정이 에너지 수요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원유 재고가 6주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유가의 하향안정세가 기여한 바도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최근 일련의 호재들로 미국 증시가 하락 추세대 상단을 뚫은 직후인 만큼 고용 서프라이즈는 적절한 시점에서 추가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수는 당초 예상치인 17만5000건을 월등히 상회하며 33만7000건까지 증가했다. 8,9월 수치도 각각 11만5000건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미 증시의 새로운 추세 형성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할 것으로 보이며, 교두보를 확보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 유가·환율 단골변수..미FOMC·옵션만기도 부담
그러나 유가 안정을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부시 재당선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연장선상에 놓이며 공급 요인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시 재선후 주중반 유가가 급반등한 논리다.
환율 역시 애물단지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며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의 방향도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하락세가 완만하게 진행되며 마지노선인 1100원을 지켜낸다면 외국인 매도공세 약화로 수급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안정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반면, 1100원선이 붕괴될 경우 개인과 기관을 중심으로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상당한 하락압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정부 개입과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감안할 때 원화강세의 진행속도가 늦춰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이밖에 미국 FOMC회의와 금융통화위원회, 옵션만기일 변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호전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부시 행정부가 쌍둥이 적자 해소를 위한 달러화 약세 용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금리인상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미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중국의 금리인상 추세를 고려할 때 시장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점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LG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최근 수급구도를 살펴보면 외국인이나 기관성 자금에 기인하기 보다는 프로그램에 좌우되고 있다"며 "특히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옵션만기일을 전후로 급물량 출회로 변동성이 커질 개연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 위를 바라보되 시장 체력 확인 필요
미국 고용지표는 주초 긍정적인 한 주를 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증시의 견조함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래보다는 위를 타진하되 시장 체력을 확인해 갈 필요가 있다. IT경기 회복은 물론 시장 내부적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고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장세를 감안할 때 전고점을 뛰어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순표 연구원은 "단기 상승에 대한 경계성 차익매물 출회로 매물 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880선 이상의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며, 전고점 근접시 일부분의 현금화를 통해 하락 리스크 관리를 염두하라"고 지적했다. "
강현철 연구위원도 "추가상승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쫓아가기기식 매매를 지양해야 한다"며 "수급 개선 가능성을 살핀 후 분할매수 전략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